27일 북한의 ‘전승절(戰勝節·정전협정 체결일)’ 기념식에 중국 대표단을 이끌고 참가하는 리위안차오(李源潮·사진) 국가부주석은 북한과 묘한 인연이 있다. 리 부주석은 1950년 11월 20일 장쑤(江蘇) 성 롄수이(漣水) 현에서 태어났다. 한 달 전인 10월 19일 중공군은 압록강을 건너 6·25전쟁에 참전했다. 리 부주석의 이름 ‘위안차오’의 원래 한자는 ‘원조(援朝)’로 중국에서 6·25전쟁을 부르는 말인 ‘미국에 대항하고 조선을 돕는 전쟁’이라는 뜻의 항미원조(抗美援朝) 전쟁에서 따온 것이다.
리 부주석이 태어나던 당시 중국 전역은 항미원조의 물결로 뒤덮였다. 많은 부모들이 자녀들에게 캉메이(抗美)와 위안차오(援朝)라는 이름을 지어줬다. 장쑤 성 창저우(常州) 시 제1부서기였던 리 부주석의 부친 리간청(李幹成)도 이런 분위기를 따랐다. 리 부주석은 나중에 한자를 현재의 이름으로 바꿨지만 중국어 발음은 물론이고 성조까지 원래와 같다.
북한과 이런 인연을 가진 리 부주석의 북한 방문이 2월 3차 핵실험 이후 국제적 고립이 더욱 심화된 북한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지는 미지수다. 리 부주석은 현재 25명의 정치국원 중 한 명이지만 2017년 제19차 당 대회에서 상무위원 1순위로 꼽히는 인물인 만큼 명분상 북한도 나쁘지 않다.
중국 역시 최고지도자인 상무위원을 보내 북한을 포용한다는 잘못된 메시지를 국제사회와 북한에 주지 않을 수 있다. 리 부주석은 이번 평양방문에서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를 만나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메시지를 전달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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