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북 李源潮 中부주석, 원래 한자는 援朝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7월 25일 03시 00분


고립 벗어나려는 北에 이름처럼 도움줄까
대표단 이끌고 27일 北전승절 행사 참석

27일 북한의 ‘전승절(戰勝節·정전협정 체결일)’ 기념식에 중국 대표단을 이끌고 참가하는 리위안차오(李源潮·사진) 국가부주석은 북한과 묘한 인연이 있다. 리 부주석은 1950년 11월 20일 장쑤(江蘇) 성 롄수이(漣水) 현에서 태어났다. 한 달 전인 10월 19일 중공군은 압록강을 건너 6·25전쟁에 참전했다. 리 부주석의 이름 ‘위안차오’의 원래 한자는 ‘원조(援朝)’로 중국에서 6·25전쟁을 부르는 말인 ‘미국에 대항하고 조선을 돕는 전쟁’이라는 뜻의 항미원조(抗美援朝) 전쟁에서 따온 것이다.

리 부주석이 태어나던 당시 중국 전역은 항미원조의 물결로 뒤덮였다. 많은 부모들이 자녀들에게 캉메이(抗美)와 위안차오(援朝)라는 이름을 지어줬다. 장쑤 성 창저우(常州) 시 제1부서기였던 리 부주석의 부친 리간청(李幹成)도 이런 분위기를 따랐다. 리 부주석은 나중에 한자를 현재의 이름으로 바꿨지만 중국어 발음은 물론이고 성조까지 원래와 같다.

북한과 이런 인연을 가진 리 부주석의 북한 방문이 2월 3차 핵실험 이후 국제적 고립이 더욱 심화된 북한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지는 미지수다. 리 부주석은 현재 25명의 정치국원 중 한 명이지만 2017년 제19차 당 대회에서 상무위원 1순위로 꼽히는 인물인 만큼 명분상 북한도 나쁘지 않다.

중국 역시 최고지도자인 상무위원을 보내 북한을 포용한다는 잘못된 메시지를 국제사회와 북한에 주지 않을 수 있다. 리 부주석은 이번 평양방문에서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를 만나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메시지를 전달할 것으로 보인다.

베이징=이헌진 특파원 mungchi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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