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열 베이비 공개, 31년전과 꼭 닮았네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7월 25일 03시 00분


출산병원-주치의-공고 받침대 같고 다이애나-캐서린 물방울 패션도 비슷

‘로열 데자뷔(Royal d´ej`a vu)?’

영국 왕실의 윌리엄 왕세손과 캐서린 세손빈이 23일 ‘로열 베이비’를 안고 런던 세인트메리 병원에서 퇴원했다. 태어난 지 만 하루를 겨우 넘긴 로열 베이비는 베이지색 담요에 싸인 채 세손빈의 품에 안겨 전 세계 취재진에 최초로 공개됐다.

윌리엄 왕세손은 넥타이를 매지 않고 푸른색 셔츠 차림의 캐주얼한 복장을 선택했다. 하늘색 바탕의 흰 물방울무늬 원피스를 입고 나타난 캐서린 세손빈의 패션은 31년 전 같은 장소에서 첫아들을 대중에 공개했던 시어머니 고 다이애나 왕세자비(사진)의 것과 유사했다. 아기의 출산 장소인 세인트메리 병원 특별병동인 ‘린도 윙’부터 주치의 마커스 세첼, 아기가 태어났음을 알리는 버킹엄궁의 공고문까지 모두 윌리엄 왕세손이 태어났을 때와 판박이다. 이 때문에 영국 언론들은 캐서린 세손빈의 다이애나 왕세자비 따라하기를 ‘로열 데자뷔’(이미 본 듯한 느낌)라고 표현하고 있다.

윌리엄 왕세손 부부의 격의 없고 소탈한 행보도 눈길을 끌었다. 윌리엄 왕세손은 병원 앞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꽤 크고 무거운 아이”라고 아들을 소개한 뒤 “이름을 놓고 고민하고 있으며 최대한 빨리 짓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미 아들의 첫 기저귀를 갈았다”며 “다행히 외모는 엄마를 닮았다. 아이의 머리털이 (탈모인) 내 머리보다 풍성하다”고 말해 취재진들의 웃음을 자아냈다.

윌리엄 왕세손은 검은색 레인지로버 차량에 유아용 카시트를 직접 장착한 뒤 직접 운전해 켄싱턴궁으로 향했다. 외신들은 이 카시트가 영국 브라이택스사의 제품으로 가격이 80파운드(약 13만7000원)밖에 되지 않는다고 전했다.

뉴욕타임스는 왕세손 부부의 이 같은 행보가 사전 조율된 영국 왕실의 홍보전략 차원에서 이뤄졌다고 분석했다. 중산층 출신인 세손빈의 친근한 모습을 부각시켜 과거 스캔들로 얼룩진 영국 왕실의 이미지 제고에 나섰다는 것이다.

24일 오전 엘리자베스 2세 여왕과 해리 왕손이 켄싱턴궁을 찾아와 로열 베이비를 처음 만났다고 BBC가 보도했다. 왕세손 부부는 이날 오후 아이와 함께 캐서린 세손빈의 친정인 버크셔 버클버리를 방문했다.

한편 로열 베이비가 상속받을 수 있는 왕실 가족의 재산이 총 10억 달러(약 1조1000억 원)에 이른다고 국제 재산정보회사인 ‘웰스-X’가 추산했다. CNN머니는 이 아기의 양육비용으로 약 100만 달러를 예상했다. 또한 로열 베이비는 장기적으로는 총 8억 달러의 경기부양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영국 브랜드파이낸스가 분석했다.

파리=전승훈 특파원 rap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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