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남부 짐바브웨가 31일 대선과 총선을 동시에 실시했다. 이번 대선은 33년째 짐바브웨를 통치해온 로버트 무가베 대통령(89·사진)과 모건 창기라이 총리(61)가 치열한 접전을 벌이고 있다. AP통신 등 외신은 수도 하라레 등 투표소에 이른 새벽부터 유권자들이 줄지어 몰려드는 등 대선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고 이날 전했다.
이번 선거에서 짐바브웨 유권자는 대통령과 함께 210명의 국회의원과 9000여 명의 지방자치단체 의원을 뽑는다. 선거 결과는 5일 후쯤 나온다.
1980년 독립 이후 줄곧 짐바브웨를 통치해온 무가베 대통령은 2008년 대선에서 야당의 거센 도전을 받았다. 당시에는 가까스로 승리했지만 폭력사태와 선거부정 시비가 일면서 남부아프리카개발공동체(SADC)의 중재에 따라 거국정부를 구성했다
그는 전세계 최장기 통치자 중 한 명이다. 조제 에두아르두 두스산투스 앙골라 대통령과 테오도로 오비앙 응게마 적도기니 대통령이 34년째 집권하고 있다. 짐바브웨는 이번 선거를 통해 4년간의 거국정부 체제를 끝내고 새 정부를 구성하게 된다.
노조지도자 출신인 민주변화운동(MDC) 대표 창기라이 총리는 지난 대선에서 무가베 대통령의 강력한 경쟁자로 떠올랐다. 그는 2008년 대선 1차 투표에서 무가베 대통령을 앞섰지만 이후 폭력사태가 벌어지면서 결선투표 후보에서 물러났다. 이후 2009년 출범한 거국내각 총리를 맡았다.
무가베 대통령은 전날 기자회견을 열고 “만약 선거에서 진다면 대통령직에서 물러나는 건 당연한 일”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창기라이 총리 측은 “무가베는 승리를 위해 어떤 일도 서슴지 않을 것”이라며 유권자 명부 조작 의혹을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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