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업계의 다보스포럼’
“의료진-기술 우수성 널리 알려져 유망… 中 관광객 유치 위해 IT 적극 활용을”
“가수 싸이를 통해 한국을 ‘핫’한 여행지라고 인식하게 된 사람들은 한국의 다음 얼굴이 무엇일까 기대하고 있습니다. 열정적인 나라로 한국을 알고 있는 외국인에게 의료관광은 이 나라의 또 다른 힘을 보여주는 중요한 자원입니다.”
다음 달 한국에서 열릴 세계여행관광협회(WTTC) 아시아지역 총회를 준비하기 위해 방한한 데이비드 스코실 회장(사진)은 5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밝혔다.
최근 한국 정부가 일자리 창출과 관련해 주목하고 있는 의료관광 부문에 대해 스코실 회장은 “한국의 우수한 의료진과 기술이 세계에 많이 알려져 있어 전망이 밝다”며 “한국 관광산업이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이어 “여행이 단순한 휴식을 넘어 분명한 목적을 가진 특수목적관광(SIT)으로 진화하고 있는 만큼 의료관광 같은 새로운 관광자원 개발은 한국에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스코실 회장은 또 “뛰어난 정보기술(IT)을 자랑하는 한국은 폭증하는 중국인 관광객을 잡는 데 필요한 경쟁력을 충분히 갖추고 있다”면서 “중국인 관광객들이 값싼 호텔에 묵는 단체관광에서 벗어나 혼자 인터넷에서 여행정보를 찾아 비즈니스석 항공권을 끊고, 특1급 호텔에 머물기 시작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WTTC에 따르면 중국인 해외여행객 수는 2010년 5800만 명에서 지난해 8400만 명으로 늘었고 1, 2년 안에 1억 명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는 “스마트폰 등의 첨단기기를 관광산업에 접목시킬 수 있도록 삼성, LG 같은 한국의 대기업들이 당장 투자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항공사, 호텔 등 관광 관련 100대 글로벌 기업 최고경영자(CEO)가 회원인 WTTC는 ‘여행·관광업계의 다보스포럼’으로 불린다. 한국인으로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유일한 회원. WTTC는 세계 각국을 돌면서 매년 글로벌 정상회의를 열고 있으며 올해는 다음 달 10, 11일 한국에서 아시아 지역 총회를 개최한다. 이번 회의에는 에어아시아, 반얀트리, 이스트저팬 레일웨이 등의 CEO와 아시아 각국 관광 분야 장관들이 참석할 예정이다.
이번 아시아지역 총회에서 참석자들은 성장하는 중국의 관광시장과 엔화약세 현상에 대한 대응방안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소셜미디어를 활용한 새로운 관광 상품에 대한 논의도 이뤄진다.
스코실 회장은 “한중일 관광업계는 환율이나 영토분쟁 등 외부 환경의 영향을 크게 받기 때문에 향후 5∼10년을 내다보는 공조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번 아시아지역 총회가 서울에서 개최되는 이유에 대해 스코실 회장은 “지난해 한국의 여행 부문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13.2%로 주요 20개국(G20) 가운데 가장 높았기 때문”이라며 “관광산업이 세계 GDP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9%인데 한국은 아직 6%밖에 되지 않아 향후 5년간 꾸준한 성장이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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