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과 채권, 부동산 등 국내 경제에 유입된 중국계 투자자금 ‘차이나머니’가 20조 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투자시장을 중심으로 외국인 자금이 빠져나가는 경향이 뚜렷한 가운데서도 중국인들은 오히려 한국 시장에 투자를 늘린 것이다.
이런 현상은 외국인 자금의 유출 충격을 완화시키는 긍정적 효과로 풀이되고 있다. 하지만 중국 자금마저 빠져나가기 시작하면 국내 경제에 미칠 파장이 클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5일 금융감독원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중국인들이 가장 많이 투자한 곳은 금융투자시장이다. 올해 6월 말 기준으로 채권 보유액 12조5060억 원과 상장주식 보유액 7조3540억 원을 합쳐 모두 19조8600억 원을 투자했다. 채권 시장에서는 이미 전체 외국인 보유액 중 12.4%를 차지해 미국(21조4860억 원·21.2%), 룩셈부르크(17조7630억 원·17.5%)에 이어 세 번째 ‘큰 손’으로 자리 잡았다.
차이나머니가 증시에서는 6월 말 기준 7조3540억 원어치를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말(6조2330억 원)보다 18.0% 늘어난 규모다. 중국보다 보유 주식 평가액이 많은 나라 가운데 올 들어 투자액을 늘린 국가는 네덜란드(15.7%)와 노르웨이(7.1%)뿐이다. 외국인 가운데 국내 주식 보유액 1, 2위인 미국과 영국은 올 들어 주식평가액이 각각 10.6%, 21.7% 줄어들었다.
부동산 시장에 유입되는 자금도 늘고 있다. 지난해 말 1조3099억 원어치 부동산을 가지고 있던 중국인들은 올해 1분기(1∼3월)에 184억 원어치를 더 사들였다. 관련 통계를 내는 국토교통부는 2분기에도 매입 추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전문가들은 중국인들이 자산 다변화를 위해 한국 투자를 늘리는 것으로 보고 있다. 박중제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과 중국 경제가 상호 보완적이어서 한국 시장에 투자하면 중국 경기가 나빠지더라도 손실을 줄일 수 있다는 판단을 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성연주 대신증권 선임연구원은 “가능성은 적지만 중국의 유동성이 줄어들 경우 국내 경제에 충격이 발생할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