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에서 햇살이 뻗어 나가는 문양의 욱일기는 현재 일본 국기인 히노마루(日の丸·일장기) 도안을 기초로 만들어졌다. 헤이안(平安·794∼1185년) 시대부터 사용된 히노마루는 에도(江戶·1603∼1868년) 시대에는 행운과 활력을 주는 장식으로 폭넓게 보급됐다. 이후 1870년 정식 일본 국기로 채택됐다.
욱일기 역시 민간에서 명절이나 축일에 축하용 장식으로 오래전부터 활용됐다. 지금도 일본 각급 학교는 입학식이나 졸업식 식장을 욱일기 문양으로 장식하곤 한다. 일본의 상징인 후지 산 입구에서는 욱일기를 매단 등산용 지팡이가 날개 돋친 듯 팔리고 있다. 일부 일본 시민들은 “이 문양이 활력을 준다”고 말한다.
욱일기의 의미가 변질된 것은 1870년 육군 보병과 기병연대가 군기(연대기)로 채택한 데 이어 1889년 해군이 군함기로 정하면서부터다. 당시 욱일기는 히노마루의 태양 주위로 16줄기의 햇살이 뻗어나가는 문양이었다. 일본군은 1945년 패망할 때까지 욱일기를 앞세워 아시아 침략전쟁을 수행했다.
제2차 세계대전 패전 이후 육해군이 해체되면서 군기로 사용되던 욱일기도 사라졌다. 하지만 1954년 육상자위대가 발족하면서 햇살을 8줄기로 변형시킨 욱일기가 군기로 다시 등장했다. 같은 해 발족한 해상자위대는 제국주의 시절 해군 군함기를 그대로 자위함기로 정했다. 이후 욱일기는 국수주의 세력에 ‘화려했던 시절’에의 향수로 받아들여지면서 우익단체의 선전차나 시위에 빠지지 않고 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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