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6세소년 안구적출 범인은 큰엄마였다”

공안 “부모공양 갈등… 사건후 자살”

지난달 중국에서 ‘어린이 안구를 뺀 뒤 각막을 떼어간 사건’의 범인은 피해 아동의 큰어머니인 것으로 드러났다고 관영 신화(新華)통신이 4일 보도했다.

통신에 따르면 공안 당국은 지난달 24일 산시(山西) 성 펀시(汾西) 현에서 6세 남아 궈(郭)모 군을 납치해 안구를 뺀 범인은 같은 현에 살던 큰어머니 장후이잉(張會英·41)이라고 결론을 내렸다. 장후이잉의 옷에서 발견한 다량의 핏자국을 유전자 감식한 결과 궈 군의 것으로 확인됐다. 장후이잉은 지난달 30일 집 근처 우물에 몸을 던져 자살했다.

공안 당국은 궈 군의 집안과 장후이잉 측이 거동이 불편한 부모를 모시는 문제로 갈등을 빚어 온 것을 범행의 동기로 보고 있다. 중국은 지난달 국민들을 경악시킨 사건이 발생하자 10만 위안(약 1800만 원)의 현상금을 내거는 등 전담 수사팀을 꾸려 집중 조사를 벌였다. 궈 군이 사건 초기 용의자에 대해 “외지 말투를 쓰는 여성”이라고 진술하고 버려진 안구의 각막이 사라졌다는 보도도 나와 장기 밀매단의 소행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이 때문에 누리꾼들은 “큰어머니가 범인이라면 궈 군이 그를 알아봤을 것이다. 또 부모를 모시는 문제로 조카의 안구를 적출했다는 범죄 동기는 설득력이 떨어진다”며 당국의 발표를 믿기 어렵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에 대해 당국은 “각막이 사라졌다는 보도는 사실이 아니다”라며 애초부터 장기 밀매단의 소행 가능성을 배제했다고 설명했다.

궈 군은 지난달 24일 놀러 간다며 집을 나간 뒤 오후 10시경 인근 공터에서 안구가 적출된 상태에서 의식을 잃고 쓰러진 채 발견됐다. 이 사건으로 궈 군은 평생 맹인으로 살게 됐다. 중국에서는 이번 사건을 ‘8·24 아동 상해 사건’으로 부를 정도로 충격적으로 여기고 있다.

베이징=고기정 특파원 ko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