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6일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관례를 깨고 멀리 떨어져 앉게 됐다고 러시아 일간지 이즈베스티야가 4일 보도했다.
전통적으로 각국 지도자들이 참석하는 국제회의에서 정상들의 자리 배치는 나라 이름 순으로 이뤄져왔다. 즉, 주최국 언어로 표기된 각국의 이름들을 주최국 언어의 알파벳 순서대로 배열해 자리를 배치하는 것. 이러한 관례에 따라 이번 G20 회의에서는 의장국 언어인 러시아어 알파벳 순서대로 자리를 배치하면 미국과 러시아의 정상 사이에는 사우디아라비아 국왕 한 명만 앉게 된다.
하지만 G20 회의 조직위원회는 영어의 알파벳 순서대로 자리를 배치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두 정상 사이에는 남아프리카공화국 사우디아라비아 터키 한국 영국 등 5개국 정상이 앉을 예정이다. 지난해 멕시코에서 열린 G20 회의에서 양국 정상은 바로 옆자리에 앉아 영어로 대화를 나눴다.
신문은 오바마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의 불편함을 피하기 위해 조직위가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분석했다. 모스크바 고등경제대학의 드미트리 수슬로프 유럽 및 국제연구센터 부소장은 “국제회의에서 자리 배치는 언제나 정치적일 수밖에 없으며 각국의 입장을 반영해 달라진다”며 “현재 시리아와 관련해 상반된 입장을 보이고 있는 만큼 양국 정상이 회의 기간 내내 가까이 앉아 있는 것은 유쾌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자리를 떼어놓는 것이 논리적”이라고 말했다.
최근 미국과 러시아는 에드워드 스노든 전 미국 중앙정보국(CIA) 직원의 러시아 망명을 비롯해 시리아 공습에 대한 견해 차이를 보이며 갈등을 빚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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