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력 4만명 난징 인근서 군사훈련… 中해경선 경계 넘자 日도 순시선 투입
CCTV 대치상황 실시간 보도하기도
중국과 일본 간에 격렬한 갈등을 불러온 일본의 센카쿠(尖閣)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釣魚島) 국유화 1주년을 맞아 중국이 대륙과 센카쿠 부근에서 동시 무력시위를 벌였다. 중국과 일본 공무선은 센카쿠 해상에서 추격전을 벌이는 등 긴장이 고조됐다.
중국 인민해방군 난징(南京)과 광저우(廣州) 군구는 육해공군 병력 4만여 명을 동원한 대형 군사훈련인 ‘사명(使命)행동-2013’을 시작했다고 관영 신화(新華)통신이 10일 전했다. 또 중국 해경선 편대는 이날 오전 센카쿠 해역에 진입해 항의성 항해 시위를 벌였다.
‘사명행동-2013’은 중국군이 매년 진행해온 훈련. 통신은 “전쟁 능력을 갖춰야 하고 승리해야 한다는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전략적 요구를 철저히 관철하기 위한 것”이라고 훈련 목적을 설명했다. 하지만 훈련시점이 공교롭게도 중국 정부가 일본의 센카쿠 국유화에 강력 대응해 댜오위다오를 영해기점으로 발표한 지 꼭 1년이 되는 날이다. 게다가 훈련의 주력 부대인 난징 군구는 센카쿠 열도가 위치한 동중국해를 작전 구역으로 한다. 센카쿠 사태 1주년을 겨냥한 군사훈련인 것이다. 8일 인민해방군 해군 소속 폭격기 2대가 사상 최초로 중국의 대미 군사방어선인 제1열도선(규슈∼오키나와∼대만)을 처음으로 돌파한 것과 맥을 같이한다. 이 지역은 센카쿠 열도 인근이다.
이와 함께 10일 오전 중국 국가해양국은 해경선 7척으로 구성된 편대가 ‘댜오위다오 영해’에 진입해 항해 중이라고 홈페이지를 통해 발표했다. 해양국은 또 지난해 9월 이후 공무 집행을 위해 댜오위다오 해역에 해경선을 진입시킨 것은 이번을 포함해 모두 59차례라고 덧붙였다. 중국 언론들은 해경선의 댜오위다오 해역 진입은 이미 일상이 됐다고 평가했다.
일본 해상보안청은 중국 편대가 센카쿠 영해로 진입하자 즉각 순시선 7척을 투입해 대응했다. 중-일 선박이 추격전을 벌였고 한때 양국 선박이 200m 이내로 접근하는 등 위기가 고조됐다. 중국중앙(CC)TV는 중국 해경선에 기자를 탑승시켜 대치 상황을 실시간으로 전했다. CCTV는 해경 지휘본부 모니터를 통해 양국 선박이 서로 뒤섞여 움직이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중국 해경 선박은 센카쿠 열도를 돌면서 시위를 벌이다 약 4시간 뒤 영해 밖으로 나갔다.
중국 외교부도 날을 세웠다. 훙레이(洪磊)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우리는 일본이 역사와 현실을 직시하고 실질 행동으로 잘못을 바로잡고 중국 주권을 해치는 일체의 도전행위를 멈출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훙 대변인은 “일본은 중국 영토인 댜오위다오를 소위 ‘국유화’라며 불법 구매해 중국의 영토 주권을 심각히 침해했다”며 이렇게 밝혔다.
그는 중국 해경 편대의 활동과 관련해 “중국 공무선의 댜오위다오 해역 순찰은 영토 주권 수호를 위한 정상적 활동”이라며 “중국의 영토 주권 수호 의지는 조금도 흔들림이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관방장관이 센카쿠 실효 지배를 강화하기 위해 공무원 상주를 검토할 수 있다고 이날 밝힌 것을 두고 훙 대변인은 “엄중한 우려를 표시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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