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중거리 탄도미사일 2기 동시 요격 성공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9월 12일 03시 00분


해상-육지 연합방어체계 실험
北-이란의 잠재적 위험 대응

미국 국방부는 날아오는 두 기의 중거리 탄도 미사일을 한 번에 격추하는 복합 미사일 방어(MD)체계 실험에 성공했다고 10일 밝혔다. 태평양 마셜 제도 콰절린 환초의 육군 시험장 부근에서 실시된 이번 훈련은 이지스 탄도 미사일과 고(高)고도미사일방어(THAAD)체계를 활용해 두 곳에서 날아오는 중거리 탄도 미사일을 한꺼번에 방어하는 훈련이었다.

두 기의 중거리 탄도 미사일이 방어 훈련 지역으로 발사되자 인공위성에 탑재된 경보 시스템이 작동했다. 동시에 육지와 해상에 설치된 감시 레이더가 미사일 움직임을 감지하고 추적에 들어갔다. 이어 해상의 이지스 구축함인 디케이터호가 요격 미사일을 발사해 첫 번째 목표물을 명중시켰다. 두 번째 중거리 미사일은 이지스 구축함상의 요격 미사일이 작동하지 않는 비상상황을 가정해 THAAD망의 요격 미사일로 격추됐다.

초기 지표들에 따르면 훈련에 포함된 모든 요소가 제대로 작동했다고 미 국무부 관리들이 밝혔다. 미국의 탄도미사일 방어시스템 프로그램은 2001년 이후 78회의 요격 실험을 실시해 62차례 요격에 성공했다고 관리들은 설명했다. 이번 실험은 1년 전에 계획됐으며 최근 중동 사태와는 관련이 없다고 국방부는 설명했다.

이날 실험은 미사일이 언제 어디에서 발사될지 모른다는 실전 상황을 가정해 참여 부대에 구체적인 정보를 제공하지 않은 채 전격적으로 이뤄진 것이라고 국방부는 강조했다. 록히드마틴이 구축한 THAAD 시스템을 활용한 요격 실험은 10여 차례 성공적으로 이뤄진 바 있다. 이지스 구축함과의 공동 작전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실험은 미군이 북한과 이란 등의 동시 다발적 미사일 공격 위협에 대비해 ‘다중 표적’ 요격 능력을 높이려는 목적으로 실시된 것으로 전문가들은 관측했다. 미국은 앞서 북한의 잠재적인 미사일 공격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괌에 트럭 탑재 발사대를 갖춘 중거리 미사일 요격망인 THAAD를 구축한 바 있다.

특히 미국은 지난해 12월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 실험과 올해 2월 3차 핵실험 성공 이후 본토에 대한 북한의 핵·미사일 공격 가능성을 실질적 위협으로 간주하고 2017년까지 알래스카 포트 그릴리 기지에 지상발사 요격미사일(GBI) 14기를 추가 배치할 계획이라고 올해 3월 밝힌 바 있다. 현재 알래스카에 26기, 캘리포니아에 4기 등 총 30기의 GBI가 배치된 미국 서부의 미사일방어망을 5년 내에 50% 강화하겠다는 내용이다.

워싱턴=신석호 특파원 ky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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