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11월 미국발 금융위기의 진원지로 지목됐던 뉴욕의 월가에선 ‘월가를 점령하라’는 시위 구호가 나와 미국 전역으로 확산됐다. 당시 시위 현장에서는 ‘소득 상위 1%’로 불리는 특권 부유층에 대한 비난이 가득했다.
존 햄리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소장은 당시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성난 목소리에는 심화되고 있는 빈부 격차에 대한 미국 엘리트들의 자성도 함께 묻어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현실은 오히려 악화됐다. 세계의 유명 경제학자들의 조사 결과 미국 내 빈부 격차가 85년 만에 최대를 기록했다. 지난해 미국 상위 1%의 연간 가계 소득 비율은 전체 가계 소득의 22.2%를 차지했고 이는 1927년 이후 최대 격차였다. 1927년 당시 상위 1%의 가계 소득 비중은 18.7%였다. 지난해 상위 10%의 소득 비율도 전체의 50.5%를 기록했다. 이는 가계 소득 비율 분석이 시작된 1917년 이후 최대치다.
미국 버클리 캘리포니아대(UC버클리), 프랑스 파리경제학교(PSE), 영국 옥스퍼드대 등 3개국 경제학자들이 1913년부터 지난해까지 미 국세청(IRS) 자료를 토대로 미국의 빈부 격차를 분석한 결과 이 같은 내용이 나왔다고 AP통신이 11일 보도했다. 연구진은 미국 내 소득 불평등은 지난 30년째 계속돼 온 현상이지만, 지난해 특히 그 격차가 두드러졌다고 지적했다. 지난 한 해 미국 내 상위 1%의 소득은 전년 대비 20% 가까이 늘어난 반면 하위 99%의 소득은 1% 증가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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