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天照大神 행사까지 참석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0월 4일 03시 00분


침략전쟁 정신적 기반 이세신궁 방문
戰後 총리 최초… 정교분리 위배 논란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운데)가 2일 부인 아키에 여사(아베 총리 오른쪽), 아소 다로 부총리(아베 총리 왼쪽)와 함께 이세신궁 식년천궁 의식에 참석하기 위해 입장하고 있다. 일본에서는 아베 총리의 이번 행사 참석이 헌법 위반이며 군국주의 시절로의 회귀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아사히신문 제공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운데)가 2일 부인 아키에 여사(아베 총리 오른쪽), 아소 다로 부총리(아베 총리 왼쪽)와 함께 이세신궁 식년천궁 의식에 참석하기 위해 입장하고 있다. 일본에서는 아베 총리의 이번 행사 참석이 헌법 위반이며 군국주의 시절로의 회귀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아사히신문 제공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2일 미에(三重) 현 이세(伊勢) 시 이세신궁(神宮)에서 20년마다 한 번씩 열리는 전통의식에 참석했다. 이세신궁은 일본 왕실의 조상신인 아마테라스 오미카미(天照大神)를 제사 지내는 신사로 일본을 침략전쟁으로 몰고 간 정신적 기반인 국가신도(神道·일왕을 정점으로 한 국교)의 총본산이다. 일본에서는 야스쿠니(靖國)신사 참배와 같은 맥락에서 정교(政敎)분리를 명시한 헌법에 위배된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3일 아사히신문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아베 총리는 2일 부인 아키에(昭惠) 여사, 아소 다로(麻生太郞) 부총리 등과 함께 이세신궁에서 열린 ‘식년천궁(式年遷宮)’ 의식에 참석했다.

식년천궁은 일정 주기마다 신전을 새로 지어 거울 칼 장신구 등 ‘신체(神體)’를 옮기는 20년 주기의 의식이다. 이는 젊음을 되찾아 영원을 지향하는 한편 신전 건축기술 등을 후세에 전한다는 의미를 갖고 있다. 1300여 년 전인 690년에 처음 시작됐다고 전해지는 이세신궁 식년천궁은 일시 중단 과정 등으로 인해 이번에 62회째를 맞았다.

이 행사에 현직 총리가 참석한 것은 1929년 하마구치 오사치(濱口雄幸) 총리 이후 84년 만이다. 20년 주기인데 84년 만인 것은 제2차 세계대전 패전 여파로 1949년 59회 행사가 1953년으로 늦춰져 열렸기 때문이다.

아동문학작가 야마나카 히사시(山中恒·82) 씨는 아사히신문에 “과거 이세신궁은 제정일치 국체(일왕을 정점으로 한 국가체제) 원리주의의 총본산이었다. 아베 총리의 행동은 명백히 전전(戰前)으로의 회귀”라고 비판했다.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은 논란이 커지자 “개인 자격으로 참석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외교가는 아베 총리가 이번 신궁을 방문한 데 이어 야스쿠니신사 가을제사(17∼20일)에 참배할지 주목하고 있다.

도쿄=배극인 특파원 bae2150@donga.com
#아베 총리#이세신궁#전통의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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