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이집트 전역에서 무함마드 무르시 전 대통령 지지 시위대와 군경이 충돌해 최소 51명이 숨지고 250여 명이 다쳤다고 로이터통신 등 외신이 보도했다. 이날 하루 숨진 시민의 수는 8월 14일 이집트 군경이 무르시 전 대통령 지지 시위대 농성장 두 곳을 무력으로 진압한 이후 가장 많은 것이다. 뉴욕타임스는 “폭력이 급격히 증가하면서 이집트 과도정부가 분열된 국가를 안정적으로 운영해 나갈 능력이 있는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됐다”고 보도했다.
가장 격렬한 충돌은 수도 카이로 시내의 ‘민주화 성지’ 타흐리르 광장 인근에서 발생했다. 광장에 모인 군부 지지자들은 음악을 틀어놓고 불꽃놀이를 벌이며 1973년 이스라엘과 벌인 제4차 중동전쟁(일명 10월 6일 전쟁) 승리 40주년을 축하했다. 그 뒤 무르시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시위대가 광장을 향해 행진을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이집트 군경은 무르시 지지 시위대를 막아선 채 최루탄과 총을 쏘며 해산에 나섰다. 시위대는 새총과 화염병으로 맞섰다. 군부 지지자들도 군경 측에 합류해 무르시 지지 시위대를 향해 돌멩이를 던지기도 했다. 이날 카이로에서만 최소 40명이 숨졌다. 앞서 당국은 기념행사 도중 군에 대항하는 사람들은 외부 세력의 사주를 받은 것으로 간주하겠다고 5일 경고한 바 있다.
양측의 충돌은 카이로 외에도 기자 주, 알렉산드리아, 베니수에프, 미냐 등 이집트의 주요 도시에서 동시다발로 벌어졌다. 내무부는 전국에서 무르시 지지자 423명을 구금했다고 밝혔다.
무르시 지지 세력인 무슬림형제단은 8일부터 시위를 계속하고 11일에는 타흐리르 광장에서 모일 것을 시민들에게 촉구하고 나서 폭력사태가 재연될 가능성이 높다. 무슬림형제단은 “그 어떤 희생이 따르더라도 그 누구도 타흐리르 광장으로 향하는 우리를 막을 수 없다”고 선언했다. 한편 이날 TV로 생중계된 전쟁 승리 40주년 기념식에 참석한 압둘 파타 알시시 국방장관은 “군을 부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군은 이집트 국민들이 지지하는 피라미드와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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