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민들의 무덤’ 지중해 또 참사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0월 14일 03시 00분


난민선 2척 연쇄 침몰… 46명 사망
교황 트윗 통해 국제사회 관심 호소

유럽과 아프리카의 중간에 있는 지중해가 ‘난민들의 무덤’으로 변하고 있다.

이달 3일 이탈리아 남부 람페두사 섬 근해에서 소말리아와 에리트레아인 500여 명을 태운 난민선이 침몰해 350여 명이 사망한 데 이어 11일에도 난민선 사고가 잇따라 일어났다. 11일 오후 람페두사 섬 동남쪽 약 96km 떨어진 해상에서 배에 탄 난민 500여 명이 조난당해 몰타와 이탈리아 구조대가 시신 34구를 인양했다. 이날 이집트 알렉산드리아에서도 시리아와 팔레스타인 국적의 난민들이 탄 배가 가라앉아 최소 12명이 숨지고 116명이 구조됐다.

지중해 섬나라 몰타의 조지프 무스카트 총리는 11일 “아프리카와 가까운 남유럽 국가의 영해가 무덤으로 변해 가고 있다”며 “유럽연합(EU) 차원의 이민법 개정 노력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프란치스코 교황도 12일 트위터를 통해 바다에서 죽음을 맞는 이민자들의 어려운 처지를 외면하는 국제사회의 무관심을 비판했다. 교황은 “주님, 자비를 베푸소서. 너무 자주 안락한 삶에 눈이 멀어 우리 집 문 앞에서 죽어가는 이들을 목도하기를 거부하고 있습니다”라며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유엔난민기구(UNHCR)에 따르면 2011년 이후 지중해를 건너 유럽으로 향하던 난민 가운데 2000명 이상이 익사 또는 실종됐다. EU가 해안 감시를 강화하자 난민선들이 경찰 감시를 피하기 위해 이동 수단을 소형 보트로 바꾸고, 국경 근처에서 표류한 것처럼 위장하기 위해 배의 엔진을 일부러 망가뜨리면서 익사 사고가 급증했다는 것이다.

파리=전승훈 특파원 raphy@donga.com
#지중해#난민#침몰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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