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필리핀 제2의 도시이자 유명 관광지인 세부 인근의 보홀 섬에서 리히터 규모 7.2의 강진이 발생해 최소 93명이 숨졌다고 AP통신과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 지진으로 많은 건물이 붕괴되고 전기·통신이 끊어져 구조 작업이 지연되면서 사상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지진은 이날 오전 8시 12분(현지 시간) 보홀 섬의 작은 도시 카르멘 인근 지하 약 33km에서 발생했다. 첫 번째 지진 이후 규모 5.0 이상의 여진도 네 차례 이상 계속됐다.
데니스 아구스틴 보홀 경찰서장은 “카르멘에서 77명이 사망했고 세부 섬과 시키호르 섬에서도 각각 15명과 1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이날은 이슬람 최대 명절인 ‘이드 알아드하(희생제)’여서 이슬람 교도들이 기도를 하던 중 건물이 무너져 내려 사망자가 속출했다.
이번 지진으로 스페인 식민지 시절인 1565년 세워져 필리핀에서 역사가 가장 오랜 세부의 ‘바실리카 미노레 델 산토 니뇨’ 성당 건물에 균열이 생기고 종탑이 무너졌다. 정부 관계자들은 “10개 이상의 유서 깊은 성당이 손상을 입었다”고 밝혔다. 당국은 세부 지역을 재난구역으로 선포했다.
세부 등 필리핀 중남부는 환태평양대의 ‘불의 고리’에 위치해 지진이 자주 발생하는 지역이다. 세부에서는 지난해 2월에도 리히터 규모 6.9의 지진으로 80여 명이 사망하거나 실종됐다.
한편 최근호 세부 한인회장은 15일 동아일보 종합편성 방송 채널A와의 통화에서 “세부에는 1만1000여 명의 교민과 1만5000여 명의 유학생, 9000여 명의 관광객 등 모두 3만5000여 명의 한인이 있지만 교민 피해는 아직 없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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