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년 만의 연방정부 잠정폐쇄와 사상 초유의 국가 부도 사태를 넘긴 미국 정치권의 최대 ‘승자’는 해리 리드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73·네바다)와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71·켄터키)라는 데 이견이 없다.
30년 가까이 상원에서 정치 역정을 함께 걸어온 이들은 노장다운 대화와 타협의 지혜를 발휘했다. 이들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존 베이너 하원의장(공화·오하이오)이 타협에 이를 가능성이 희박해진 14일 전면에 나섰다. 16일 오전 최종 협상에 성공한 그들은 정오 전체회의를 소집해 합의 사실을 발표하면서 갈라진 미국 국민을 설득했다. 최대의 ‘패자’로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건강보험개혁안(오바마케어)의 철회 또는 지연이라는 목적 달성에 실패한 공화당과 베이너 하원의장이 꼽힌다. 이날 상원의 초당적 합의로 공화당이 얻은 것이라곤 오바마케어 가입자에 대한 소득 증명을 강화한다는 일부 법안 개정에 불과했다. 베이너 하원의장은 상원의 발표 직후 신시내티 라디오 방송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우리(공화당)는 좋은 싸움을 했지만 졌다”며 실패를 인정했다. 그는 “연방정부는 내일 문을 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해 하원이 합의안을 저지하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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