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 대한 각국의 투자가 급감하고 있으며 이에 놀란 미국이 연방정부 차원에서 처음으로 대규모 투자설명회를 열기로 했다. ‘팍스 아메리카나 시대’를 누리며 해외 투자자들이 몰려드는 것을 앉아서 지켜만 보던 미 정부가 이제 발 벗고 나서 뛸 정도로 상황이 급변한 것이다.
미 상무부는 31일과 다음 달 1일 워싱턴에서 60여 개국 투자 관계자들과 미국의 47개 주 투자 유치 관련 기관인사 등 모두 1000여 명이 참석하는 ‘실렉트USA 2013 인베스트서밋’을 연다. 버락 오마바 미국 대통령이 개막 연설을 하고 제이컵 루 재무장관, 존 케리 국무장관, 페니 프리츠커 상무장관, 마이크 프로먼 무역대표부(USTR) 대표 등이 총출동한다. 상무부는 “이런 형태의 해외 투자자 콘퍼런스는 처음이며 투자를 갈망하는 미국 각 지역과 해외 투자자를 연결시켜 줄 것”이라고 25일 밝혔다.
주 정부가 해외 투자 유치에 나서기는 했으나 연방정부까지 나선 것은 해외 투자 감소가 위험 수위에 다다랐기 때문이다. 2000년 미국은 전 세계 외국인 투자 유입액의 37%를 차지했으나 지난해에는 17%로 반 토막 났다. 지난해 외국자본 투자는 전년 대비 28% 감소한 1660억 달러(약 1761조 원)로 중국(2534억 달러)에 처음으로 외국인직접투자(FDI) 1위 국가의 자리를 넘겨줬다.
올 들어 국가부도를 담보로 한 미 정치권의 국가부채증액협상이 난항을 겪고 정부 잠정폐쇄(셧다운) 사태까지 벌어지면서 미 정치권의 리더십의 부재를 바라본 해외 투자자들은 더욱 냉랭해졌다. 올 상반기 미국의 FDI 유치 규모는 660억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840억 달러)보다 20% 넘게 줄었다.
전문가들은 미국의 FDI가 급감하는 원인으로 높은 법인세율(35%)과 점점 경쟁력을 잃어가는 인프라 시설, 교육 환경을 들었다. 중국과 인도, 브라질 등 신흥국의 성장으로 외국인 투자 유치 경쟁이 한층 치열해진 점도 영향을 미쳤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7일 오바마 대통령과 행정부 고위 인사들은 미 정치권의 마비 현상과 미약한 경제회복 기조를 이번 행사를 통해 적극 변호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 미 연방 하원은 최근 해외 투자를 촉진하기 위해 제도 개선 및 관료적인 행태를 뿌리 뽑는 방안 마련을 상무부에 명령하는 법안을 379 대 23이라는 압도적인 표차로 통과시켰다. 상무부는 내년 5월까지 그 결과를 의회에 보고해야 한다.
미 연방통신위원회(FCC)가 현재 25%로 제한된 미디어기업의 해외 투자 한도를 확대하는 방안에 대한 논의를 다음 주부터 하는 등 해외 투자를 유치하기 위한 미국 정부의 행보는 점점 빨라지고 있다.
이번 해외 투자 설명회의 가장 큰 타깃은 중국과 중동 지역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유력하다. 미 정부는 투자설명회에 앞서 지난주 중국과의 투자 확대를 위해 4일간 10차 양자투자협정(BIT) 회담을 가졌다. ZTE 등 일부 중국 기업이 미국 기업에 대한 인수와 자본투자를 시도했으나 미 정부는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된다는 이유로 막아왔다. 이번 투자설명회를 계기로 이런 태도에 변화가 나타날지에도 관심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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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10-29 04:35:02
미국의 오만 불손 배타적인 태도는 그들이 얼마나 굶어봐야 정신차릴지에 달려잇다. 그리고 각국은 자국 경제를 살리려면 무엇보다 자국에 대한 투자가 우선임을 알아야 한다. 허튼짓 말려들지 않는게 너희들에 좋다. 자급자족이 우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