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NSA, 구글-야후 내부망 침투”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1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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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P “하루 수백만건 정보 빼내”… 獨誌 “90여개 美기업 직간접 개입”
오바마 지지율 42% 역대최저 추락

핀란드 하미나에 있는 구글의 데이터센터. 미국 국가안보국(NSA)은 이 같은 데이터센터에 불법으로 접속해 정보를 빼내갔다고 워싱턴포스트가 지난달 30일 보도했다. 출처 구글
핀란드 하미나에 있는 구글의 데이터센터. 미국 국가안보국(NSA)은 이 같은 데이터센터에 불법으로 접속해 정보를 빼내갔다고 워싱턴포스트가 지난달 30일 보도했다. 출처 구글
미국 국가안보국(NSA)이 인터넷 서비스업체인 구글과 야후의 데이터센터에 무단 접속해 e메일 자료 등 개인정보를 수집했다는 추가 폭로가 나왔다. 이탈리아 언론은 NSA가 3월 교황 선출을 위한 콘클라베에 참석하는 추기경들의 전화까지 도청했다고 주장했다.

독일에 있는 미국 기업 90여 개는 NSA 등 자국 정보기관의 스파이 행위를 도와 미국의 해외 정보수집 행위가 ‘민관 합작’으로 진행됐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10월 30일 NSA가 글로벌 인터넷 서비스 업체인 구글과 야후 등의 데이터센터에도 비밀리에 침투해 대량의 e메일 자료 등을 빼내갔다고 전 중앙정보국(CIA) 직원 에드워드 스노든의 자료를 인용해 보도했다.

WP에 따르면 NSA는 작전명 ‘MUSCULAR’를 통해 올해 1월에만 하루 수백만 건의 정보를 구글 클라우드 혹은 야후의 데이터센터를 통해 확보했다. NSA가 한 달간 1억8128만466건의 e메일 정보 등을 비밀리에 빼낸 것으로 추정된다는 것이다.

NSA는 법적으로 인터넷 업체들에 자료 제공 요청을 통해 정보를 넘겨받을 수 있다. 하지만 인터넷 업체의 협조가 늦어지는 등 시간이 오래 걸리자 아예 직접 데이터센터에 침투하는 것이라고 WP는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해당 인터넷업체들은 “NSA에 데이터센터 정보 접근권을 허락한 적이 없다”며 무단 침입을 비난했다. 키스 알렉산더 NSA 국장은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우리가 테러 관련 정보를 수집하는 것은 맞지만 미국 회사의 서버에 들어가 정보를 빼낼 권한은 없다”며 보도를 부인했다.

이탈리아 시사주간지 파노라마는 30일자에서 NSA가 3월 교황 선출을 위해 로마에 모인 추기경들이 숙소에서 주고받은 전화통화 내용 등을 도청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배니 바인스 NSA 대변인은 “바티칸을 도청 대상으로 삼지 않는다”고 부인했다.

한편 독일 주간지 슈피겔은 이날 최소한 90여 개 미국 기업이 도청된 통신 내용을 분석하고 분류해 NSA 등 정보기관에 전달하는 등의 업무를 도왔으며 주요 30개 회사는 NSA와 CIA, 미군 정보기관 등을 위해 직접 스파이 업무를 했다고 폭로했다.

보도는 독일 특사단이 워싱턴을 방문해 앙겔라 메르켈 총리에 대한 NSA 도청 의혹으로 긴장된 양국 관계 회복에 대한 논의를 시작한 가운데 나왔다.

NSA의 외주 컨설팅업체인 부즈앨런해밀턴그룹 부회장으로 있는 마이크 매코넬 전 미국 국가정보국(DNI) 국장은 워싱턴에서 열린 ‘블룸버그 사이버안보 콘퍼런스’에 나와 “메르켈 총리는 도청당했다는 것에 놀라지 말아야 한다”며 전 세계 모든 국가가 도청을 하고 있으며 최우선 타깃은 미국 대통령이라고 주장했다. 매코넬 전 국장은 “미국은 사이버 전쟁에서 지고 있으며, 정부가 중요 컴퓨터 시스템을 보호하고자 필요한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사이버 진주만 공격’ 같은 대규모 공격을 받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건강보험개혁안(오바마케어) 사이트 오작동 논란에다 NSA의 해외 도청 의혹이 다시 커지는 등 내우외환에 시달리고 있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지지율은 사상 최저치로 추락했다.

이날 발표된 월스트리트저널(WSJ) 조사에 따르면 오바마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율은 42%로 지난달 조사보다 5%포인트 추락하며 취임 후 최저치로 내려앉았다. 지지하지 않는다는 응답 비율은 51%로 사상 최고치를 나타냈다.

워싱턴=신석호 특파원 kyle@donga.com
#미국#NSA#구글#야후#오바마#도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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