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민생시찰 과정에서 자신이 누군지 모르는 산골 할머니를 만나 잠시 당황한 사례가 화제가 되고 있다.
5일 관영 신화(新華)통신에 따르면 시 주석은 3일 후난(湖南) 성 화위안(花垣) 스바둥(十八洞) 촌의 먀오(苗)족 자치주를 방문했다. 이 마을은 좁고 구불구불한 산길을 한참 들어가야 나오는 곳으로 중국 내에서도 손꼽히는 극빈촌 중 한 곳이라고 통신은 전했다.
시 주석이 들른 곳은 벽에 몇십 년 묵은 때가 낀 듯 온통 까무잡잡하게 변한 농가로 스치원(施齊文) 씨의 집이었다. 시 주석이 방에 들어가 스 씨의 부인 스파(石爬·64) 씨에게 말을 붙이려 하자 이 부인은 대뜸 “누구세요?”라고 물었다. 방에는 전기시설이라고는 전구 한 개가 전부이고 TV가 없어 시 주석을 본 적이 없어서였다.
예상치 않은 질문에 시 주석이 당황하자 그를 수행하던 스바둥 촌 주임이 황급히 “이분은 공산당 총서기입니다”라고 알려줘 간신히 어색한 순간을 넘길 수 있었다고 통신은 전했다.
시 주석은 노파의 손을 잡고 나이를 물었고, 64세라고 답하자 “큰누이네요”라고 말했다. 또 “밥은 배불리 먹느냐” “과일나무는 있느냐” “돼지는 키우느냐”는 등 살림 형편을 자세히 물어봤다. 시 주석은 남편 스 씨가 돼지를 키우고 있다고 하자 “집에서 먹으려는 것이냐, 팔려는 것이냐”고 묻고 옆방에 가 쌀독을 열어보고, 돼지우리에도 들어가 봤다.
시 주석은 이날 순시에서 빈곤 구제 시책은 실사구시(實事求是)에 입각해 각지의 실정에 맞게 세우도록 현지 관료들에게 당부했다. 시 주석은 9일 열리는 공산당 제18기 중앙위원회 제3차 전체회의(3중 전회)를 앞두고 빈곤지역을 시찰하며 친서민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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