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우다웨이 방북때 판문점 찾아… 北비핵화 압박 메시지?

급박하게 돌아가는 한반도 정세

중국 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우다웨이(武大偉) 외교부 한반도사무특별대표가 방북 기간 중 판문점을 방문한 사실이 한국 군 당국에 포착됐다.

군 소식통에 따르면 우 대표가 6일 판문점을 방문해 북한군의 브리핑을 듣고 주변을 둘러보는 모습을 한국군 공동경비구역(JSA) 대대 병사들이 발견했다. 군 관계자는 “처음에는 중국 관광객인 줄 알았으나 북한군의 경호나 예우가 예사롭지 않아 집중 관찰에 들어갔다”며 “방문자가 우 대표임을 파악하고 긴급히 상부에 보고를 올렸다”고 전했다.

4∼8일 4박 5일 일정으로 북한을 방문한 우 대표가 방북 기간 누구를 만나고, 어디를 방문했는지 등에 대해선 북한과 중국 모두 침묵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적절한 시점에 우 대표가 방북 결과를 발표할 것”이라고만 말했다.

한국 정부는 우 대표가 남북 분단과 대결의 상징인 판문점을 방문한 의미를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외국의 고위급 인사들이 남북한을 찾을 때마다 중요한 메시지를 던지기 위해 판문점을 찾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정부 일각에선 ‘북-중 양국이 6자회담 재개와 한반도 비핵화 논의를 하는 과정에서 의견 차가 좁혀지지 않자 우 대표가 한반도 긴장 완화의 필요성이란 메시지를 표현하려고 판문점을 찾은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실제 이번 판문점 방문은 우 대표가 북 측에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제츠(楊潔지)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은 첫 한중 외교안보 전략대화를 위해 11월 중순 한국을 방문한다. 외교 소식통은 10일 “양 국무위원의 방한을 위한 정책적 결정이 끝나 최종 일정 조율과 발표 시기만 남겨 두고 있다”고 밝혔다. 한중 양국은 나흘 일정으로 열리고 있는 중국 공산당 제18기 중앙위원회 3차 전체회의(3중전회)가 12일 끝나면 곧바로 일정을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양 위원 방한의 핵심은 김장수 국가안보실장과의 전략대화. 이는 6월 한중 정상회담 합의의 후속 조치다. 양국 외교 컨트롤타워가 마주 앉아 한중 및 한반도 현안을 폭넓게 다루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에 앞서 김 실장은 10월 미국을 방문해 수전 라이스 백악관 안보보좌관, 존 케리 국무장관, 척 헤이글 국방장관 등과 만나 전시작전통제권 전환과 북한 비핵화 문제 등 외교안보 현안을 두루 협의했다. 양 위원도 7월 미국을 방문해 헤이글 국방장관 등을 만났다. 따라서 이번 한중 전략대화는 한미중 3각 릴레이 협의의 연장선에 있다.

이번 대화를 포함해 북핵 문제를 둘러싼 동북아 각국의 협의가 최근 활발하게 진행 중이어서 그 논의 결과가 주목된다.

우 대표가 지난달 28일 미국을 방문한 결과를 토대로 이달 4∼8일 방북했고, 4일부터는 조태용 6자회담 한국 측 수석대표가 방미해 집중 협의를 벌였다. 조 본부장은 곧 중국을 방문해 후속 협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글린 데이비스 미국 측 수석대표도 이달 하순 한중일 순방 일정을 추진 중이다.

손영일 scud2007@donga.com·조숭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