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T “해외순방때 도감청 방지 위해 ‘보안용 텐트’ 치고 통화-회의”
“테닛 前CIA국장때부터 도입”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해외 순방 때 각국 정보기관의 도청을 피하기 위해 보안용 텐트 안에서 전화하거나 참모들과 회의를 한다고 뉴욕타임스(NYT)가 10일 보도했다. 미 정보 당국은 대통령뿐만 아니라 국회의원, 외교관, 행정부와 군 고위 인사 등이 해외 출장을 할 때 비슷한 요구를 한다. 각국 정보기관이 미국 손님을 염탐하는 데 주저하지 않기 때문이다.
2000년 북한 평양을 방문했던 매들린 올브라이트 국무장관도 숙소인 백화원초대소에서 북한 당국의 도청을 피하기 위해 특수장치가 달린 텐트 안에서 회의를 했다는 비화가 국제 외교가에 회자된다. 이런 공공연한 비밀이 미 유력 언론에 보도된 것은 국가안보국(NSA)이 독일 앙겔라 메르켈 총리 등 우방 수반들까지 무차별 도청을 해 왔다는 국제사회의 비난이 쏟아지고 있는 상황과 무관하지 않다.
빌 클린턴 전 대통령 시절의 제임스 울시 전 중앙정보국(CIA) 국장은 NYT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어디를 가든 도청의 목표물이 된다”며 “각종 장치를 보유한 중국과 러시아, 중동 국가들은 우리를 염탐할 능력이 있다”고 말했다. NYT는 “미 정보 관계자들은 심지어 유럽연합(EU) 동맹국들도 비슷한 일을 한다는 증거를 댈 수도 있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오바마 대통령이 사용하는 텐트는 불투명하며 내부에 소음 발생 장치가 설치돼 있다. 이를 통해 대통령의 일거수일투족이 감시 카메라에 잡히거나 텐트 안의 목소리가 외부의 음파 수집기에 녹음되는 것을 막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바마 대통령이 2011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를 방문했을 때 이 텐트 안에서 리비아 공습과 관련해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과 대화하거나 다른 참모들이 보는 앞에서 국제전화를 거는 모습이 언론에 공개되기도 했다.
미국 지도자들이 언제부터 이런 비밀 텐트를 사용했는지는 확실치 않지만 안보 당국자들은 조지 테닛 전 CIA 국장(1997∼2004년 재임)이 이런 장비를 규칙적으로 사용한 첫 번째 고위 관리라고 증언했다고 NYT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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