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권의 우경화 폭주를 견제하고 침략과 식민지 지배에 대해 사죄한 무라야마(사진) 담화를 계승하기 위해 일본 지식인들이 나섰다.
가마쿠라 다카오(鎌倉孝夫) 사이타마(埼玉)대 명예교수, 다나카 히로시(田中宏) 히토쓰바시(一橋)대 명예교수 등 7명은 11일 오후 도쿄(東京) 지요다(千代田) 구 나가타(永田) 정에 있는 참의원 의원회관에서 ‘무라야마 담화를 계승 발전시키는 모임’을 발족시켰다. 모임은 12명의 공동대표와 3명의 부대표 등 모두 16명으로 구성됐다.
이들은 이날 기자회견을 갖고 현재 일본의 정치 상황을 ‘우경화로 치닫는 위기’라고 진단했다. 가마쿠라 교수는 “아베 총리는 ‘무라야마 담화를 계승한다’고 말하지만 본심은 군국주의, 제국주의를 부활시키는 것”이라며 “현재 일본의 평화주의, 민주주의는 위협받고 있다”고 말했다. 아마키 나오토(天木直人) 전 외교관은 “일본이 다른 모든 국가와 관계를 좋게 만들더라도 아시아와 관계가 나쁘면 실패라고 할 수 있다. 아시아와의 관계를 잘 만들지 못하는 총리는 그것만으로 실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카시마 노부요시(高嶋伸欣) 류큐(琉球)대 명예교수는 “무라야마 도미이치(村山富市) 전 총리가 동남아를 순방하여 일본군의 희생자들에게 헌화하고 묵념을 해 동남아 국가로부터 큰 호응을 받았지만 아베 총리는 그 업적을 망치고 있다”고 말했다.
지식인들은 위기 상황인 지금이야말로 무라야마 담화를 계승, 발전시켜야 할 때라고 입을 모았다. 다나카 교수는 “일본과 아시아는 역사인식의 차이가 크다”며 “무라야마 담화가 인식의 차를 줄여줄 수 있다”고 말했다. 아마키 전 외교관은 “올바른 역사 인식을 심어주는 무라야마 담화를 모든 국민이 인식하고 공유하게끔 만들고 싶다”고 강조했다.
무라야마 전 총리가 속한 사민당 대표로서 인사말을 한 요시다 다다토모(吉田忠智) 사민당 당수는 “무라야마 담화는 일본이 중국, 한국 등 아시아 국가들과 우호적 관계를 맺게 된 계기였다”며 “이 모임의 외연을 넓힘으로써 지금 일본의 국가주의적 행보를 멈추는 힘을 갖게 만들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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