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사진) 전 일본 총리가 야스쿠니(靖國)신사 참배, 난징(南京) 대도살 부인 등 일본의 과거사 왜곡을 다시 한 번 목소리를 높여 비판했다. 특히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군의 잔학행위에 대해 중국인들에게 거듭 사과했다.
하토야마 전 총리는 13일 홍콩 시티대에서 ‘동아시아 공동체 비전’이란 주제로 강연을 갖고 “올해 일중 관계의 발전을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하겠다고 결심했다”며 “일본인으로 일본군 병사들에 의해 잔혹하게 살해당한 중국인에게 사과해야 한다는 의무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그는 “올해 초 난징 대도살 기념관을 찾아 많은 역사적 사실을 대면하고 일본군의 양민 학살 사진을 봤다”며 “다시 한 번 일본인 개인으로 사과를 표한다”고 말했다. 하토야마 전 총리는 “일본은 전쟁 포기를 지속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도 말했다.
그는 “일중, 일한의 신뢰 관계가 상당히 긴장돼 우려가 매우 크다”며 “현재 이들 국가와의 관계는 지난 40년 이래 가장 악화됐는데, 가장 큰 이유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가 무라야마 담화와 고노 담화를 재검토하려고 하기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중-일 간에 갈등이 이어지는 센카쿠(尖閣)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釣魚島) 영유권 분쟁과 관련해 하토야마 전 총리는 이곳이 분쟁 지역이 아니라는 일본 측 주장에 반대했다. 하토야마 전 총리는 올해 초 펑황TV와의 인터뷰에서 “일본이 섬(센카쿠 열도)을 훔쳤다고 중국이 생각하는 것은 불가피하다”고 말해 일본에서 “터무니없다”는 반발을 샀다. 오노데라 이쓰노리(小野寺五典) 방위상은 그를 역적이라고 맹비난하기도 했다.
하토야마 전 총리는 이번 강연에서 “센카쿠 열도 문제 해결을 후대로 미루자는 중-일의 옛 최고 지도자들의 결정은 매우 현명했다”면서 중-일 수교 당시 이런 결정이 나온 배경을 설명했다.
또 아베 내각 각료들과 국회의원들이 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한 것과 관련해 그는 “(이웃 국가와의) 우호 정신에 정면으로 배치된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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