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발생 1주일을 맞은 15일 필리핀은 외국에서 속속 들어오는 구조 인력과 구호 물품으로 피해 복구 작업이 활기를 띠고 있다.
한국도 이날부터 구조 인력과 물자를 태풍 피해가 가장 컸던 타클로반 현지에 본격 투입했다. 의료 인력 20명과 구조 인력 15명 등 41명으로 구성된 한국의 해외긴급구조팀은 15일 오후 공군 수송기로 타클로반에 도착했다. 이들은 도착하자마자 곧바로 타클로반 시내에 있는 세인트폴스 병원으로 달려가 태풍으로 부상을 당한 필리핀 국민들에 대한 의료 구호 활동을 벌였다. 이와 별도로 한국 구조팀은 공군 수송기 2대에 실어온 구호 물품과 장비를 타클로반 공항에 내려놓고 현장 구조 활동에 나섰다. 현지에서 활동 중인 송민현 한국국제협력단(KOICA) 필리핀사무소장은 “16일부터 한국의 구호 활동도 본 궤도에 오를 것”이라고 밝혔다. 호주와 벨기에 이스라엘 등도 시내의 병원을 1곳씩 맡아 의료 봉사 활동에 본격적으로 나서기 시작했다.
지금까지 타클로반 시내의 병원은 기능이 거의 마비됐었다. 세인트폴스 병원에서는 의사 2명이 경상자들에게 소독약을 처치해주는 등 간단한 치료가 대부분이었다.
한국의 민간 봉사단이 험로를 뚫고 고립됐던 이재민들에게 직접 달려가는 모습도 보였다. 한국기독교연합봉사단은 육상 도로가 막히자 세부에서 구호 물품을 선박에다 싣고 27시간 항해 끝에 타클로반 해안 마을로 들어가 구호 물품을 나눠줬다.
하지만 구호품은 턱없이 부족했다. 타클로반 아피통 지역에 사는 게이 훈틸라 씨는 “집이 부서진 친척과 함께 20명이 한집에서 생활하고 있지만 지금까지 구호 물품은 한 번밖에 받지 못했다”며 “멀리서 친지들이 가져다주는 음식으로 겨우 연명하고 있다”고 말했다.
외국 구호팀과 구호물품의 유입이 늘면서 타클로반 공항에서는 병목 현상이 잦아지고 있다. 14일 이 공항 상공에 진입한 한국 공군 수송기 3대는 활주로가 없어 30분 안팎을 선회하다가 세부 공군기지로 회항하기도 했다. 한명학 씨 등 생존 교민 11명과 한국 봉사단원 27명은 14일과 15일에 걸쳐 수송기로 타클로반에서 세부로 빠져나갔다. 외교부는 15일 “필리핀 타클로반 인근에 체류하는 한국인 55명 중 52명의 생존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나머지 3명은 여전히 연락이 끊긴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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