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란드 바르샤바 국립경기장에서 11일부터 열리고 있는 제19차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에 참석한 필리핀 대표 예브 사노 기후변화담당관은 6일째 단식 중이다.
그는 개막식 연설에서 사상 최악의 태풍 하이옌이 할퀴고 간 필리핀의 피해 상황을 전하며 온실가스 감축을 통해 기후변화를 막아 달라는 눈물의 호소를 했다. 이번 총회는 2020년부터 새롭게 구속력을 갖는 온실가스 감축 목표치를 합의하기 위한 자리다. 그는 “일부 국가가 기존 기후변화협약조차 지키지 않는 모습에 실망을 금할 수 없다”고 비난했다.
뉴욕타임스(NYT)는 17일 제19차 UNFCCC 당사국 총회에서 개발도상국들이 온실가스 배출 등으로 기후변화를 유발한 선진국에 보상을 요구하면서 22일 폐막을 앞두고 심각한 대립이 벌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개도국 모임인 G77과 중국을 포함한 132개국은 산업혁명 시대 이후 배출된 온실가스 총량을 연구하자고 제안했다. 그러나 선진국들은 이를 거부했다. 일본은 자국 내 온실가스 배출량을 2020년까지 2005년 대비 3.8% 감소시킨다는 새 목표를 결정했다. 이는 앞서 2009년에 세운 ‘1990년 대비 25% 감축’에서 대폭 후퇴한 것. 보수 정권이 들어선 뒤 탄소세 폐지를 예고한 호주는 이번 총회에 아예 대표단조차 보내지 않았다. 캐나다 역시 경기침체를 이유로 매년 온실가스 배출량을 1990년대 수준으로 줄이겠다는 교토의정서 협약을 지키기 어렵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문주룰 하난 칸 방글라데시 대표는 “오늘은 가난한 나라가 기후변화로 고통받고 있지만 내일은 부자 나라들 차례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기후행동네트워크는 지구온난화 대책에 소극적인 국가에 주는 ‘화석상’ 특별상 수상자로 일본 정부를 선정했다고 교도통신이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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