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체, 개신교의 자기절제보다 내면 들여다보는 ‘명상’ 더 강조
사내 교육-명상실 운영 등 잇따라
‘프로테스탄티즘 윤리가 자본주의의 출현을 가져왔지만 이제 자본주의를 지속시키는 것은 불교 윤리인 것처럼 보인다.’
영국 경제주간 이코노미스트 최신호는 자기절제보다 명상을 독려하는 기업체가 늘어나고 있다며 이같이 전했다. 자기절제는 독일의 정치경제학자이자 사회학자 막스 베버가 1905년 발표한 저서 ‘프로테스탄티즘의 윤리와 자본주의 정신’에서 자본주의정신의 원형 중 하나로 지목한 덕목이다. 불교에서는 일상에서 벗어나 마음을 들여다보는 명상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구글은 2007년부터 ‘내면 검색’ 프로그램을 도입해 직원들을 대상으로 7주 동안 20시간의 명상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올해 9월까지 1000명 이상이 이 프로그램에 참여했으며 대기자도 400여 명에 이른다. ‘자신의 신경망 해킹하기’ ‘에너지 관리하기’ 등 익살스러운 이름의 명상 입문 코스도 최근 신설했다. 직원들이 걸어 다니며 명상할 수 있는 미로(迷路)도 만들었다.
세계적 경매 사이트 이베이와 페이스북 등도 명상실을 운영하고 있다. 트위터 공동 창업자 에번 윌리엄스는 자신의 새 벤처기업 ‘오비어스 코퍼레이션’에 정기적인 명상시간을 도입했다.
이런 변화는 정보기술(IT) 업체에만 국한되지는 않는다. 언론 재벌 루퍼트 머독은 올해 초 명상과 관련된 글을 트위터에 올렸다. 세계 최대 채권펀드인 핌코의 최고투자책임자 빌 그로스는 정기적으로 명상을 즐기고 세계 최대 헤지펀드 브리지워터 어소시에이츠의 최고경영자(CEO) 레이 댈리오는 “명상은 다른 그 어떤 것보다 내 성공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말한다.
이코노미스트는 명상이 인기를 얻는 배경으로 극심한 생존경쟁을 꼽았다. 극심한 생존경쟁은 오직 물질적인 성공만을 추구하게 만들고 이는 잦은 기업 스캔들로 이어지며 구성원들의 불안감을 조장한다. 성공에는 물질적 풍요로움 말고 또 다른 것도 있음을 명상을 통해 깨닫고 마음의 평정을 찾게 해줘 명상이 환영을 받는다는 것이다. 이 잡지는 명상 자체가 새로운 사업으로도 등장했다고 밝혔다. 다양한 명상 콘퍼런스나 ‘영혼을 위한 GPS’ 애플리케이션 등이 그런 사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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