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항소법원, 또 애플 손들어줘

“삼성 스마트폰 판매금지 조치 기각은 재량권 남용”

삼성전자의 스마트폰과 태블릿PC에 대한 판매 금지(판금)가 가능하다는 취지의 결정이 미국 법원에서 나왔다.

18일 워싱턴 항소법원은 삼성전자의 스마트폰과 태블릿PC 등 26종 제품에 대한 판금 가처분 소송에서 “1심 재판부가 삼성 제품 판금 조치를 기각한 것은 재량권 남용에 해당한다”며 파기 환송 결정을 내렸다.

이에 앞서 1심 재판부의 루시 고 판사는 지난해 12월 17일 “재판은 판매 손실에 관한 것이지, 생존 가능한 시장 참가자의 능력을 빼앗는 것은 아니다”며 애플의 판금 청구를 기각한 적이 있다. 애플은 지난해 12월 6일 삼성전자를 상대로 한 특허소송 1심 최종심에서 승소하자 곧바로 해당되는 삼성 제품의 판금 조치를 내려줄 것을 법원에 청구했다.

이번 결정으로 갤럭시S 갤럭시S2 갤럭시프리베일 갤럭시S쇼케이스 등 26개 제품의 판금 조치가 내려질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시장에서 대부분 판매가 중단돼 삼성에 미칠 파장은 당장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이번 결정이 향후 신제품을 대상으로 한 추가 소송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남아 있다고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독일의 특허 전문가인 플로리안 뮐러는 자신의 블로그에서 “이번 사건에 지적된 특허 침해 패턴이 삼성 신제품에도 적용되고 있기 때문에 양사 간 소송에 상당한 영향을 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항소법원은 디자인 실용특허와 관련된 1심 결정도 파기 환송했다. 파기 환송 대상이 된 실용특허들은 ‘핀치 투 줌’ ‘러버 밴딩’ 등이다. 비슷한 기능들이 최신 제품에도 들어가 있기 때문에 앞으로 소송에 미칠 영향이 주목된다.

뉴욕=박현진 특파원 witnes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