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 미군, 최소 2024년까지 잔류한다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1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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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아프간 상호안보협정 체결… 2014년말 철수시한 지나도 일부 남아
아프간군 훈련-정보교류 등 지원… 최대 관건 軍사법권은 美가 보유

미국과 아프가니스탄은 내년 말 미군 철수 후에도 미군을 아프간에 주둔하게 한다는 내용의 상호안보협정(BSA)을 20일 체결했다.

존 케리 미 국무장관과 아프간 정부가 이날 공개한 협정 내용에 따르면 미군 일부는 2014년 미군 철수 후에도 잔류해 아프간군 훈련, 정보 교류 등 지원 업무를 맡게 된다. 그러나 전투에는 투입되지 않는다. 잔류할 미군 규모는 결정되지 않았으나 5000∼1만 명이 될 것이라고 뉴욕타임스는 미 고위관리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잔류 시한은 10년 단위로 결정되기 때문에 미군이 적어도 2024년까지 머물 것이라고 아프간 정부는 밝혔다.

BSA 체결의 핵심 쟁점이던 미군의 사법 관할권은 전적으로 미국에 맡기기로 했다. 미군 기소, 재판, 처벌권은 미국에 양도되며 미군 시설과 구역 통제권도 미국이 담당한다.

미국은 2014년 말까지 아프간 철수를 완료하겠다고 2011년에 발표한 뒤 아프간에 잔류할 미군의 법적 지위와 군사작전 참여 범위에 대해 아프간 정부와 치열한 협상을 벌여 왔다. 양국 협상에서 최대 관건이던 사법권 문제는 미국의 의도대로 관철됐다. 미국은 그동안 사법권이 양도되지 않으면 아프간에서 완전 철수하겠다고 강경한 태도를 고수했다. 미국은 이라크 정부와의 협상에서 사법권 문제가 관철되지 않자 2011년 말 이라크에 주둔하던 미군을 전면 철수했다.

하지만 사법권 양도는 아프간 부족 원로회의 ‘로야 지르가’에서 논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2500여 명에 이르는 아프간 부족장들은 21일부터 카불에서 열린 회의에서 협정 내용을 논의한다. 다만 부족장 회의는 협정을 거부하지 않고 하미드 카르자이 대통령에게 최종 결정을 내리도록 위임할 것으로 예상된다. 합의안이 발효되려면 아프간 의회 승인도 거쳐야 한다.

논란이 됐던 미국의 사과 문제는 하지 않는 방향으로 결정했다. 아프간 정부는 미국이 사법권을 갖는 대신 아프간 전쟁 12년 동안 발생한 민간인 사망에 대해 정식으로 사과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서명한 사과 서한을 아프간에 전달하라는 주장까지 나왔다. 그러나 케리 장관은 “사과 문제는 논의되지도 않았고 카르자이 대통령이 요구하지도 않았다”고 밝혔다. 수전 라이스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아프간 전쟁에서 많은 미군이 사망했는데 미국이 사과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얘기”라며 일축했다.

이번 협정은 가택수색 작전권을 아프간군에 넘기는 것이 미국의 유일한 양보로 받아들여질 정도로 미국에 유리한 쪽으로 타결된 것으로 평가된다.

워싱턴=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
#아프가니스탄#미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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