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日, 내년 오바마 亞순방전 관계개선 필요…
日 뒤통수 칠 우려… 정상회담 지금은 안돼”
22일 저녁 서울 광화문 인근의 한 식당. 김장수 대통령국가안보실장과 마주앉은 외교안보 분야의 원로 전문가들에게서 최근 한일 관계에 대한 우려와 제언이 쏟아졌다.
이날 참석한 전문가들은 강인덕 전 통일부 장관과 통일원 차관을 지낸 김석우 21세기국가발전연구원장, 주중 한국대사를 역임한 정종욱 동아대 석좌교수 등 정부의 국가안보자문단으로 활동하는 고위관료 출신 원로. 김 실장이 최근의 외교안보 현안에 대해 의견을 구하고 싶다는 취지로 편하게 만든 저녁식사 자리였다고 한다. 북핵 문제는 물론이고 최근 악화된 한일관계 및 급변하는 동북아 정세와 관련해 외교안보 분야의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해야 하는 국가안보실 수장의 고민이 묻어있는 ‘암행 자문’인 셈이다.
이날 이야기의 주제는 일본 문제에 집중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자문위원은 한일 관계의 개선 필요성을 강조하며 “한중일 3국의 역사 교과서 공동 발간이 관계 개선의 계기가 될 수 있다”는 평가를 내놨다. 다음 달 조 바이든 미국 부통령의 방한, 내년 4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아시아 순방이 예정된 만큼 그 이전에 한일 관계 개선을 위한 미국의 움직임이 가시화되지 않겠느냐는 전망도 나왔다고 참석자들은 전했다.
반면 또 다른 자문위원은 “과거 일본의 패턴으로 볼 때 한국과의 관계 개선 제스처를 취하다가도 몇 달 뒤에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 등을 강행하며 한국 정부의 뒤통수를 칠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지금 한일 정상회담을 추진하는 것은 마른 나뭇가지를 껴안고 불에 뛰어드는 것”이라는 강경한 표현도 나왔다.
金실장 “朴대통령, 한일관계에 신경”
김 실장은 이런 이야기들을 묵묵히 경청했다고 한다. 그는 “박근혜 대통령이 한일 관계에 많은 신경을 쓰고 있다”며 청와대의 생각과 대응 방향을 설명했다. 한 전문가는 “김 실장이 국가안보자문단은 물론이고 다른 민간전문가들의 의견도 계속 구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정부가 겉으로는 대일 강경기조를 유지하고 있지만 내부적으로는 나름의 해법을 찾기 위한 여러 고민을 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움직임”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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