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글로벌호크 동중국해 투입”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1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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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방공구역에 주일미군 훈련장 3곳 포함
“中 불필요한 선동적 행위” 비판… 日신문 “유사시 美中 충돌 가능성”

중국이 동중국해에 설정한 방공식별구역에 미국과 일본 양국이 미군의 무인정찰기인 글로벌호크를 투입하겠다며 중국에 대한 압박 강도를 높이고 있다. 또 중국의 방공식별구역에는 일본 정부가 주일 미군에 제공한 훈련 구역과 폭격장 등 3곳이 들어가 있어 중국이 강경책을 취하면 미중 충돌로 번질 소지가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26일 미일 양국 정부가 현재 활동 중인 자위대의 조기경보기(E-2C)에 더해 글로벌호크 등을 동중국해 상공에 집중적으로 투입할 방침이라고 보도했다. 중국의 이번 조치에 공동 대응하는 태세를 보여줌으로써 중국을 압박한다는 복안이라고 이 신문은 전했다. 글로벌호크는 유인 항공기의 2배에 달하는 약 2만 m 상공에서 30시간 이상 정찰 활동을 벌일 수 있다.

중국의 방공식별구역에는 미군 훈련 구역과 폭격장이 들어가 있다고 이날 도쿄신문이 보도했다. 미군 훈련 구역은 동중국해 서북부의 ‘오키나와(沖繩) 북부 훈련 구역’으로, 미군기의 전투 훈련 목적으로 일본이 제공하고 있다. 약 1만 km²인 이 훈련 구역의 서쪽 끝이 이번에 중국의 방공식별구역에 포함됐다.

중국의 방공식별구역에 포함된 폭격장은 항공기의 공대지 공격 훈련과 함포 사격에 쓰이는 ‘세키비쇼(赤尾礁) 폭격장’과 공대지 훈련용인 ‘고비쇼(黃尾礁) 폭격장’ 두 곳으로 센카쿠(尖閣)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釣魚島) 일부에 포함돼 있다. 미군은 지금까지 이 3곳의 훈련장을 어느 나라에도 통보하지 않고 사용해 왔고 앞으로도 그럴 계획이다.

미국은 중국의 방공식별구역 선포에 대해 25일 “불필요한 선동적인 행위”라고 비판했으며 대만 등 주변국 반발도 이어지고 있다.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관방장관은 이날 국내 항공사에 사전 비행 계획을 중국 측에 제출할 필요가 없다고 통지했다고 밝혔다. 앞서 일본항공(JAL) 등은 대만과 홍콩 정기편에 대해 각각 23일과 24일부터 중국 민용항공국에 비행 계획을 제출했다.

린융러(林永樂) 대만 외교부장은 25일 “미국 일본 등과 이미 공동 대응을 위한 접촉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군 기관지 제팡(解放)군보는 26일 “어떤 국가도 중국이 자기의 핵심 이익과 정당한 권익을 포기할 것으로 기대해서는 안 된다”고 못박았다. 중국 외교부는 26일 사전에 통보하지 않고 방공식별구역을 통과하는 민항기에 대해 “상황과 위협 수준에 따라 상응하는 대응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 일본 대만의 방공식별구역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각 지역에 주둔하던 미군이 옛 소련의 항공기에 대처하기 위해 설정했다. 이후 각국은 미군이 설정한 방공식별구역을 유지하고 있다. 미군은 당시 중국을 고려하지 않은 상황에서 이 구역을 설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사토 마사히사(佐藤正久) 일본 자민당 의원은 26일 “다케시마(竹島·독도의 일본식 명칭)와 북방영토는 일본의 방공식별구역 밖에 있다. 이를 재설정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일부 의원들도 맞장구를 쳤다.

일본은 1969년 자위대법에 근거해 방공식별구역을 처음 설정할 때와 1972년 오키나와 반환에 따라 방공식별구역 범위를 늘릴 때 독도 상공을 모두 제외시켰다.

사토 의원은 2011년 울릉도 방문을 시도했다 김포공항에서 쫒겨났다.

도쿄=배극인 특파원 bae215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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