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우융캉(周永康·사진) 전 중국 공산당 정치국 상무위원 겸 정법위원회 서기가 체포됐다고 대만 롄허(聯合)보가 2일 보도했다. 롄허보는 이날 베이징(北京) 소식통을 인용해 저우 전 서기가 부패 혐의로 전날 중앙기율검사위원회에 체포됐으며 2일 공식 발표할 것이라고 전했다. 2일 웨이보(微博·중국판 트위터)에서는 저우 전 서기에 대한 검색이 차단됐다. 하지만 이날 저녁까지도 저우 전 서기와 관련한 중국 정부의 공식 발표는 나오지 않았다.
만약 저우 전 서기가 체포돼 형사 처벌되면 중국 건국 이후 최고지도부인 상무위원이 부패 혐의로 처벌받는 첫 사례가 된다. 당 중앙정치국 상무위원은 약 8513만 명의 공산당원을 지도하고 중국을 이끌어가는 최고위 간부다. 총서기를 포함하는 상무위원회는 공산당의 집단지도체제를 대표한다. 저우 전 서기는 후진타오(胡錦濤) 총서기 시대에 시진핑 당시 국가부주석과 함께 상무위원 9명 중 한 명이었다. ‘형불입상 사불입국(刑不入常 死不入局·상무위원은 처벌받지 않고 정치국원은 사형당하지 않는다)’이라는 묵계가 이어져온 이유도 이 같은 막강한 지위 덕분이다.
저우 전 서기의 비리 및 낙마설은 지난해 2월 그가 정치적으로 지원하던 보시라이(薄熙來) 전 충칭(重慶) 시 서기가 낙마한 뒤 불거졌다. 하지만 그해 11월 중국 공산당 제18차 전국대표대회에서 저우 전 서기는 아무런 신분 변동 없이 은퇴했다. 올해 들어서는 그가 좌장인 ‘석유방(石油幇·석유와 관련한 정부와 산업계 인맥)’에 대한 광범위한 반부패 조사가 시작되면서 최종 목표는 저우 전 서기라는 설이 돌았다. 실제로 △그의 오랜 비서 출신인 궈융샹(郭永祥) 전 쓰촨(四川) 성 부성장 △리춘청(李春城) 전 쓰촨 성 당 부서기 등 석유방과 관련한 그의 인맥들이 줄줄이 체포됐다. 그러나 그는 지난달 26일 저장(浙江) 성 전 부서기의 장례식에 시 주석과 함께 화환을 보내는 등 건재를 과시했다.
베이징 외교가에서는 중국 지도부가 저우 전 서기 문제를 당 내부에서 조용히 처리하기로 합의가 됐다는 말도 나온다. 상무위원 처벌은 당사자뿐 아니라 배후의 원로그룹과 당의 계파에 대한 처리 등 파장이 작지 않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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