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지상 레이더 범위가 일본의 방공식별구역(ADIZ) 경계선까지밖에 못 미친다고 산케이신문이 보도했다. 이는 중국이 설정한 ADIZ 대부분이 중국 지상 레이더의 탐지 영역 바깥이라는 의미다.
보도에 따르면 일본 공군자위대의 F-15 전투기는 최근 1년간 다양한 비행 패턴을 거듭하며 중국 레이더의 약점을 파악했다. 이 결과 중국 지상 레이더는 아무리 멀어도 센카쿠(尖閣)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釣魚島) 상공, 그것도 상당히 높은 고도의 상공밖에 탐지할 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중국 해군의 정보수집기인 Y-8과 달리 전투기인 젠(殲)10은 일본이 설정한 ADIZ 중 중국 대륙에 가장 가까운 센카쿠 북방 공역(空域) 경계선까지만 왔다가 선회하고 있다. 이는 지상 레이더의 탐지 범위가 사실상 거기까지라는 의미라고 일본 방위성 간부는 전했다. 전투기는 상대 항공기를 광범위하게 탐지하는 레이더가 미치지 않는 공역은 위험 부담 때문에 비행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공중조기경보기(AWACS)를 동반하지 않는 한 중국 전투기의 비행 범위에는 한계가 있다는 의미다.
이런 분석은 중국 정부의 발표가 ‘허세’임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신문은 전했다. 중국 정부는 자신들이 설정한 ADIZ에 진입한 자위대와 미군기에 대해 긴급발진(스크램블)을 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레이더 능력이 낮으면 상대 항공기가 상당히 근접해 오지 않는 한 탐지할 수가 없어 긴급발진 가능성이 매우 낮다.
반면 중국은 방공구역을 빈틈없이 관리하고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국방부 겅옌성(耿雁生) 대변인은 3일 담화문에서 “일각에서 중국이 방공식별구역을 감시·관리할 능력이 있느냐는 말도 나오는데 (타국 항공기의) 위협이 일정 정도에 달했다고 판명되면 적기에 군용기를 출동시켜 식별 조치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지난달 25일 중국의 군사전문가 왕야난(王亞男)은 관영 환추(環球)시보에 “중국은 내륙 및 해상 기지의 레이더와 정찰 위성, 무인기, 성층권의 비행선, 정찰기 등을 통해 식별 활동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필요시 이동식 X밴드 레이더(탄도미사일 조기 추적 레이더) 등을 해상에 설치해 더 먼 거리의 탐색을 진행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지난달 13일 런민왕(人民網)은 중국의 조기경보기 성능을 소개하며 “2009년 자체 개발한 ‘쿵징(空警) 2000’은 미국 싱크탱크인 제임스타운재단으로부터 자국의 E-3C 조기경보기보다 한 세대 앞섰다는 평가를 받았다”고 전했다. 비슷한 시기 중국의 군사 전문 사이트에는 이보다 개선된 성능을 가진 것으로 알려진 최신 조기경보기 ‘쿵징 500’의 모습이 소개됐다.
쉬광위(徐光裕) 중국군비통제군축협회 연구원은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중국의 방공 시스템은 수년간 여러 차례 개선돼 방공구역으로 진입하는 모든 비행체를 다룰 수 있는 능력을 갖추게 됐다”고 말했다.
한편 대만 국방부는 중국이 방공구역을 선포한 지난달 23일 이후 해당 공역에 미국이 13번, 일본이 85번 군용기를 진입시켰으며 중국 군용기는 55차례 출동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 중 3차례는 중국 군용기와 미일 군용기가 1해리(1.852km) 거리에서 근접비행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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