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s never been a good bet to bet against America(미국의 의지에 반하는 선택은 좋은 베팅이 아니다).”
조 바이든 미국 부통령은 6일 박근혜 대통령과의 접견 모두발언에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아시아태평양 지역으로의 재균형 정책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미국은 행동으로 옮기지 않을 말은 절대로 하지 않는다”며 이같이 말했다. 바이든 부통령은 그러면서 “미국은 계속 한국에 베팅할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바이든 부통령의 ‘베팅’ 표현을 놓고 다양한 해석이 나왔다. 우리 정부가 미국의 반대편인 중국과의 관계도 중시하는 데 대한 우려를 표시한 것으로도 해석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일부 언론은 ‘한국이 중국에 베팅하지 말라’는 취지의 발언이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하지만 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동북아 문제나 세계 정세가 복잡해지는 시점에서 한미동맹을 강화하고 업그레이드해야 한다는 뜻을 바이든 부통령 방식으로 표현한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주한 미국대사관도 외교부를 통해 “바이든 부통령은 미국에 대한 신뢰, 미국민에 대한 신뢰를 강조하는 차원에서 비슷한 표현을 사용해왔으며 미국이 아태 지역을 떠나지 않겠다는 의미”라고 했다. 즉, 미국의 아태 재균형 정책에 대한 추진 의지나 능력이 약화될 것이라고 보는 것은 잘못된 생각이라는 설명이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글로벌 시대에 미국과 중국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느냐”며 “미국과는 동맹, 중국과는 동반자로 우리의 길을 가면 된다”고 말했다.
실제 박 대통령은 이날 접견에서 한중 관계의 중요성을 설명했다. 박 대통령은 “한국 정부는 중국과도 전략적 협력동반자 관계를 지속 발전시켜 양국 국민의 복지, 역내 평화와 발전에 기여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또 “중국이 북핵 불용의 원칙하에 유엔 안보리 대북 결의의 엄격한 이행을 강조하는 등 북한 비핵화를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점을 주목한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이는 평소 미중 관계 개선이 한반도와 동북아 평화에 중요하다는 대통령의 소신이 반영된 언급으로 해석된다.
바이든 부통령의 박 대통령 접견은 예정됐던 30분을 넘어 1시간 15분 동안 이어졌다. 두 사람은 오찬까지 2시간 25분 동안 한반도 및 동북아 이슈에 대해 심도 깊은 논의를 했다. 미국 부통령이 한국을 방문한 건 2004년 이후 9년 만이다.
바이든 부통령은 “한국을 이번 한중일 동북아 3국 순방 중 마지막으로 방문한 이유가 바로 (한국에 대해) 각별한 중요성을 부여하기 때문”이라며 “5월 박 대통령이 미국 의회 연설에서 언급했듯이 한미 양국은 지난 60년간도 여정을 같이해 왔으며 앞으로도 60년 여정을 같이할 동맹”이라고 강조했다.
두 사람은 북한 비핵화의 실질적 진전이 중요하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특히 6자회담과 관련해 북한이 행동을 통해 비핵화 의지의 진정성을 보이도록 하는 노력을 중국 등 회담 참가국들과 계속해 나가자는 데 공감했다. 이는 북한의 행동이 전제되지 않은 6자회담에 대한 부정적인 뜻을 재확인한 것으로 해석된다.
박 대통령은 “시리아 화학무기 폐기 및 이란 핵 관련 초기 단계 조치 합의 등 범세계적 도전과제 해결에 큰 진전이 있었다”고 평가하며 “국제사회의 노력에 지속적으로 동참하겠다”고 말했다.
바이든 부통령은 “한일 양국이 각각 미국의 중요한 동맹국이다. 한일 관계의 장애 요소들이 조속히 해소돼 원만한 관계 진전을 이루기를 희망한다”고 한일 관계 개선을 요청했다. 이에 박 대통령은 “일본이 중요한 협력동반자가 되어야 한다. 일본 측의 진정성 있는 조치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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