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8년 60세 죄수-18세 교도관 인연
12년간 교도소 3곳 따라다니며 담당… 몰래 빵주고 손녀도 만나게 해줘
1996년 당시 넬슨 만델라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이 취임 3년째를 맞던 해 의회 의사당을 방문했다. 새로운 남아공의 역사를 열기 위한 헌법 제정 논의가 한창이던 때였다. 의원들과 악수를 주고받던 그는 문서를 나눠주던 한 하급 공무원을 발견한다. 그리고 모두가 보는 앞에서 그의 손을 높이 들어올렸다.
만델라 당시 대통령은 “누군지 아느냐. 나의 간수이자 나의 친구”라고 치켜세웠다. 이어 의원들과 단체사진을 찍을 때도 주위의 만류에도 굳이 바로 옆에 세웠다. 주인공은 1978년 로번 섬 교도소에서 18세의 나이에 만델라(당시 60세)를 처음 담당했던 간수 크리스토 브랜드 씨(53). 그는 1990년까지 모두 세 곳의 교도소를 따라다니며 만델라 전 대통령을 담당했다. 이후 만델라 전 대통령의 건강이 악화되기 전까지 33년간 그와 우정을 맺어왔다. 그는 7일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만델라 전 대통령이) 처음에는 나의 죄수였지만 얼마 뒤 친구가 되었고, 지금은 아버지와 같은 분이 됐다”며 “지금도 (의회에서) 그 순간을 잊을 수 없다”고 털어놓았다. 브랜드 씨는 처음에는 한시도 만델라 전 대통령에 대한 감시의 끈을 놓지 않았지만 점점 그를 따르게 되었다고 한다. 빵이나 만델라 전 대통령이 좋아했던 포마드(남자용 머릿기름)를 들여다 주었다. 심지어 손녀딸을 몰래 감옥 안으로 데려와 직접 만델라 전 대통령을 만나게 해주었다. 만델라 전 대통령은 브랜드 씨에게 “계속 공부하고 자신과 가정에 관심을 가질 것”을 주문했다.
브랜드 씨가 만델라 전 대통령을 마지막으로 본 것은 2년 전. 가족과 함께 일요일 오후 케이프타운에서 그를 만나 3시간을 함께 보냈다. 브랜드 씨는 “(사망) 소식을 듣고 너무 슬펐지만 그는 성공한 인생을 살았고 원하는 모든 일을 하고 떠났다. 평화 속에 영면하길 빈다”고 말했다. 브랜드 씨는 만델라 전 대통령과의 시간을 담은 책 ‘만델라와 함께한 삶-나의 죄수, 그리고 친구’를 내년 4월 호주에서 출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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