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총장 요청으로 안보리 긴급회의
美도 해병대-군용기 추가 배치… 정부군 ‘보르 재탈환’ 작전 임박
수단에서 독립한 지 2년 만에 내전에 휩싸인 남수단에 미국이 해병대를 파병하고 유엔이 평화유지군을 추가로 보내기로 하는 등 국제사회의 개입이 본격화되고 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24일 오후 3시 회의를 열어 남수단에 군사병력과 경찰 등 약 6000명을 증강하는 결의안을 채택한다. 이에 앞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23일 남수단에 병력 5500명과 경찰 423명을 추가 파병할 것을 요구하는 서한을 안보리에 제출했다. 반 총장은 “전 세계가 남수단을 주목하는 만큼 평화유지군과 민간인에 대한 공격을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안보리는 서한을 받자마자 긴급회의를 개최했다. 안보리 이사국들은 추가 파병에는 시간이 걸리는 만큼 남수단 인근 국가인 콩고민주공화국과 수단 등에 배치되어 있는 평화유지군 가운데 일부 병력을 긴급 배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유엔 고위관계자는 “남수단 상황이 워낙 급박해 회원국 의회의 인준을 기다릴 상황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남수단에는 현재 민간인 약 2000명을 포함해 한국의 한빛부대 280여 명 등 7000명의 평화유지군과 경찰 900명이 활동 중이다. 안보리의 추가 파병안이 승인되면 평화유지군은 1만2500명, 경찰은 1300여 명으로 늘어난다. 평화유지군은 반군이 장악한 주요 유전지대인 유니티 주의 파리앙과 종글레이 주의 주도 보르 등에 투입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23일 스페인에 주둔하던 해병대와 군용기를 추가로 아프리카 북동부에 배치했다고 밝혔다. 미 국방부는 “미국민의 안전을 위해 언제라도 대비할 수 있게 병력을 일부 재배치했다”며 “남수단 국경 안팎에 배치되는 군사력은 해병대 150명과 수직 이착륙 수송기 오스프리, C-130 수송기 등 군용기 10대로 늘어난다”고 소개했다. 이 병력 중 45명은 남수단 내에서 공관 보호 등의 임무를 수행하고 있으며, 나머지는 아프리카 북동부에 있는 지부티의 미군 기지에서 대기할 계획이다.
영국 정부도 자국민 철수를 지원할 항공기를 현지에 보냈고, 남수단의 이웃 국가인 케냐 에티오피아 우간다 지부티 나이지리아 등에 특사를 파견했다. 유엔 고위당국자에 따르면 남수단엔 현재 미국 영국 캐나다 케냐 등 약 3000명의 외국인이 있으며, 유엔기지로 피신한 난민도 4만5000여 명에 이른다.
한편 남수단 정부군은 반군 세력이 장악한 보르 지역을 재탈환하기 위한 대규모 군사 작전을 준비하면서 이 일대의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반군을 이끌고 있는 리에크 마차르 전 부통령은 구금된 자신의 정치적 동지들을 풀어준다면 교전을 끝내기 위한 협상에 들어갈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정부 측은 ‘조건 없는 대화’를 요구하고 있어 사태 해결은 여전히 어려운 상태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