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 수도 프놈펜에서 경찰이 최저임금 인상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이는 봉제업체 근로자들에게 발포해 4명이 숨졌다. 이 지역에는 한국 의류 제조 업체 50여 개가 진출해 있어 시위와 조업 중단 등으로 한국 기업들의 피해가 커지고 있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현지 경찰은 3일 오전 10시 프놈펜 남부 지역의 한 공단 주변 도로를 점거한 시위대 수백 명을 향해 총격을 가했다. 이로 인해 시위 참가자 중 최소 4명이 사망하고 23명이 다쳤다.
경찰은 시위대가 쇠파이프로 무장하고 돌과 화염병 등으로 저항해 총기 사용이 불가피했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도로를 점거한 시위대를 향해 AK-47 소총으로 실탄 사격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봉제업체 근로자들은 지난해 80달러(약 8만4000원)였던 월 최저임금을 올해 160달러로 인상해 줄 것을 요구하며 지난해 12월 25일부터 파업과 시위를 벌이고 있다. 캄보디아 주력 산업인 봉제산업 노동자들의 집단행동으로 현지에 진출한 한국 의류업체들의 피해도 속출하고 있다. 이번 시위가 한국 기업을 겨냥한 것은 아니지만 50여 개 한국 기업이 조업에 차질을 빚었다. 한국 기업에서 일하는 근로자 일부도 파업과 시위에 가담했다.
특히 2일에는 한 한국 기업이 공장의 시위를 막아 달라며 군 병력을 요청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인명 피해가 발생하지는 않았지만 군대가 동원돼 시위를 진압했고 주동자 등이 연행됐다.
캄보디아 주재 한국대사관은 캄보디아 노동부와 야당에 공문을 보내 연일 계속되는 시위 사태에 우려를 표명하고 한국 의류업체 시설과 종업원들의 안전에 관심을 기울여 달라고 요청했다.
대사관 관계자는 “한국 기업이 시위의 목표는 아니지만 현지 의류업체 전체에 영향을 미치는 문제”라며 “외부 단체 등이 조업을 방해하면서 근로자들의 파업 참여를 독려하고 있어 조업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캄보디아 근로자들의 파업은 훈센 총리의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하는 통합 야당인 캄보디아구국당(CNRP)이 지원하고 있어 사태가 장기화할 우려가 있다고 현지 소식통들이 전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