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폭주 정지시켜… 韓 - 中과 관계 개선”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월 9일 03시 00분


도쿄도지사 출사표 던진 日 변호사 우쓰노미야

일본 도쿄 도지사 선거에 도전장을 내민 우쓰노미야 전 일본변호사연합회장은 아베 정권을 심판하고 일한, 일중 관계를 회복시키겠다고 주장했다. 아사히신문 제공
일본 도쿄 도지사 선거에 도전장을 내민 우쓰노미야 전 일본변호사연합회장은 아베 정권을 심판하고 일한, 일중 관계를 회복시키겠다고 주장했다. 아사히신문 제공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권의 폭주를 중단시키겠습니다.”

아베 정권에 대한 중간평가 성격으로 치러지는 다음 달 9일 도쿄(東京) 도지사 선거를 앞두고 우쓰노미야 겐지(宇都宮健兒·67) 전 일본변호사연합회장에 대한 일본 내 양심 세력의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지난해 이미 출마를 선언한 우쓰노미야 전 회장은 6일 도쿄 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아베 총리의 야스쿠니(靖國)신사 참배로 악화된 한국 및 중국과의 관계를 자치단체 외교로 개선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그는 또 2020년 도쿄 올림픽을 앞두고 서울과 베이징(北京)에 ‘평화도시 회의’를 제안하겠다고 덧붙였다.

우쓰노미야 전 회장은 도쿄대 법대를 졸업한 뒤 대부업체 피해 전문 변호사로 명성을 쌓아 왔다. 2007년에는 ‘반빈곤 네트워크’의 대표를 맡았고 2010년부터 2년간 일본변호사연합회장을 지냈다.

그는 지난해 도쿄 한인타운에서 주말마다 벌어지던 일본 우익들의 혐한(嫌韓) 시위에도 맞서 왔다. 일본 경찰과 변호사들에게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한편 지난해 9월에는 무라야마 도미이치(村山富市) 전 총리 등과 함께 ‘헤이트 스피치(특정 인종이나 집단에 대한 혐오 발언)와 민족차별주의를 극복하는 국제 네트워크’를 공동 설립했다.

특히 우쓰노미야 전 회장은 과거사를 반성하지 않고 군국주의로 역주행하는 아베 정권에 정면으로 맞서며 세를 모으고 있다. 그는 지난해 봄 중국 런민(人民)일보와 인터뷰에서 “제2차 세계대전 중에 일본이 범한 범죄에 대해 철저히 사죄하고 참회하는 게 전후 일본의 출발점”이라고 말했다. 또 “아베 총리는 일본이 범한 범죄를 인정하지 않고 헌법 개정을 시도하고 있다”며 “이래선 주변국의 신뢰를 얻을 수 없다”고 했다. 일본 공산당과 사민당, 녹색당 등 진보 정당은 그에 대한 지지 의사를 표명하고 있다.

집권 자민당은 긴장하는 분위기 속에 지사 후보 선정에 고심하고 있다. 지난해 4월 나고야(名古屋) 시장, 5월 사이타마(埼玉) 시장, 6월 시즈오카(靜岡) 현지사, 11월 후쿠시마(福島) 시장 선거에서 줄줄이 참패했기 때문이다. 도쿄 도지사 선거에서 패한 뒤 4월 소비세 인상으로 정권 지지율이 떨어지면 각종 우경화 정책의 동력을 상실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8일 현재 우쓰노미야 전 회장 외에 마스조에 요이치(舛添要一) 전 후생노동상, 2차 대전 당시 일본군의 침략을 정당화하는 논문을 발표해 파문을 빚고 해임된 다모가미 도시오(田母神俊雄) 전 항공막료장(공군참모총장) 등이 출마 의사를 밝힌 상태다.

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우쓰노미야#일본#아베#도쿄도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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