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미국프로농구(NBA) 선수 데니스 로드먼 일행의 북한 방문을 두고 미국 내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데니스 핼핀 미국 존스홉킨스대 객원연구원은 8일 외교 소식통을 인용해 “로드먼이 8일 생일을 맞은 김정은에게 선물로 1만 달러(약 1060만 원)에 이르는 사치품 선물을 가져갔다”고 밝혔다. 로드먼이 김정은을 위해 준비한 선물은 아일랜드산 위스키와 이탈리아제 고급 양복, 모피코트이며 부인 이설주를 위해서는 영국 브랜드 멀버리의 핸드백을 준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사치품의 북한 반입을 금지한 미국법에 따라 징역 20년 또는 벌금 100만 달러 등의 처벌을 받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일부에선 ‘히틀러를 식사에 초대하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맹비난이 나오지만 북한 개방에 기여하려는 로드먼의 순수한 의도는 인정해줘야 한다는 ‘동정론’도 고개를 들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7일 ‘뜻밖의 사절단이 북한에서 기묘한 외교 게임을 벌이고 있다’는 기사에서 “로드먼 일행의 대부분이 음주나 가정불화로 물의를 빚은 선수들”이라며 “별난 구성원들이 북한을 방문해 미국을 비롯한 여러 나라를 당혹스럽게 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엘리엇 엥겔 하원 의원은 “로드먼의 방문은 히틀러를 점심 식사에 초대하는 것과 같다”고 비난했다. 데이비드 스턴 NBA 위원도 “스포츠가 문화적 차이를 좁히는 데 도움이 된 적이 많았지만 이번 로드먼의 경우는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일각에서는 로드먼 방북을 부정적으로 볼 것만은 아니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 한반도 전문가인 찰스 암스트롱 컬럼비아대 교수는 “로드먼 방북이 가장 이상적인 외교적 접근 방식은 아니지만 북한과 대화하려면 이런 ‘게임’밖에 없다”고 밝혔다.
젠 사키 국무부 대변인은 7일 “북한에 억류된 케네스 배의 석방을 위해 북한이 다시 초청하면 로버트 킹 북한인권특사를 보낼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 자체의 통로를 통해 이를 추진하려 노력하고 있다”며 “킹 특사를 초청할지는 북한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한편 8일 오후 열린 북-미 간 친선경기에서는 북한 팀이 승리했으며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가 부인 이설주와 함께 이날 경기를 참관했다고 AP통신이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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