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이츠 前 美국방 회고록 출간 “北이 연평도 포격때 확전되지 않게 개입”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월 15일 03시 00분


“中도 北에 압력 넣어”

미국과 중국은 북한이 붕괴했을 때 핵무기와 핵물질을 어떻게 처리할지 긴밀하게 협의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로버트 게이츠 전 미국 국방장관(사진)은 14일 출간한 회고록 ‘의무’에서 “2009년 10월 26일 워싱턴을 방문한 쉬차이허우(徐才厚) 중국 중앙군사위 제1부주석과 북한 붕괴의 영향에 대해 얘기했다”고 공개했다.

게이츠 전 장관은 당시 워싱턴 도심에서 몇 마일 떨어진 링컨 대통령 여름별장에 쉬 전 부주석과 중국 대표단을 초청해 만찬을 했다. 그는 “당시 쉬 부주석과 은밀하게 대화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 이 자리에서 북한의 붕괴가 중국 및 한국인에게 미칠 위험과 불안정성에 대한 상세한 문제를 거론했다”고 말했다.

그는 미중 양국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쉬 부주석과 솔직한 대화를 나눴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쉬 전 부주석은 “북한에 대한 당신의 관점을 소개한 데 대해 감사드린다”고 대답했다는 것.

그는 또 2010년 7월 한미 외교·국방장관(2+2) 회의에서 4개월 전 일어난 천안함 폭침은 김정은이 벌인 일이라고 추측했다고 밝혔다. 병중이던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아들이 자신이 권력을 승계할 만큼 충분히 거칠다는 점을 북한 군부에 입증하기 위해 벌인 일이라고 판단했다는 것.

게이츠 전 장관은 2010년 북한의 연평도 포격사건이 확전되지 않도록 개입했다고 밝혔다.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과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 마이클 멀린 합참의장 등 당시 안보팀은 한국 측 상대방과 며칠간 통화를 했고 결국 한국은 북한 진지를 단순 포격하는 것으로 마무리했다고 전했다. 그는 중국도 북한 지도자에게 상황을 악화시키지 말라고 노력했다는 증거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는 한국의 초기 대응이 마무리된 이후 미국이 추가 확전을 막기 위해 고심했던 정황을 보여준다.

한편 게이츠 전 장관은 북한이 시리아에 비밀리에 건설하던 핵시설에 대한 정보는 이스라엘이 2007년 봄에 제공한 것이라고 확인했다.

김영식 기자 spear@donga.com
#로버트 게이츠#미국 국방장관#회고록#북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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