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이즈미 이어 아들도 아베에 반기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월 17일 03시 00분


“당이 가장 힘들때 떠난 마스조에 도쿄도지사 선거서 지지 못한다”

“응원하지 않겠다. 응원할 명분이 없다고 생각한다.”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72) 전 일본 총리의 차남 고이즈미 신지로(小泉進次郞·32·사진) 내각부 부흥담당 정무관(차관급)이 일본 여당에 반기를 들었다. 그는 15일 사이타마(埼玉) 현을 방문해 도쿄(東京) 도지사 선거에서 자민당이 지지하는 마스조에 요이치(舛添要一·65) 전 후생노동상을 지지할 수 없다고 밝혔다.

원전 문제가 도쿄 도지사 선거의 쟁점이 되는 상황을 애써 경계하고 있는 아베 정권의 입장과도 반대되는 주장을 했다. 고이즈미 정무관은 “도쿄 도는 최대 전력 소비지인데 원전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진 수장이 도정을 맡을지에 큰 관심이 있다”고 말했다.

앞서 부친인 고이즈미 전 총리가 정치적 고향인 자민당을 등지고 호소카와 모리히로(細川護熙·75) 전 총리(무소속)를 도쿄 도지사 후보로 지지한 데 이어 고이즈미 정무관도 당 방침과 어긋나는 행보를 보이는 것이다.

중의원 재선 의원인 고이즈미 정무관은 ‘장래의 총리 후보’로 주목받고 있다. 여심을 사로잡는 외모에다 절도 있는 연설로 인기를 한 몸에 받아 유세 지원에 발군의 능력을 보였다. 그의 지원 거절은 마스조에 후보에게 큰 타격을 줄 것으로 보인다.

유세 지원을 거절한 이유 중 하나는 마스조에 전 후생노동상이 민주당 정권 시절인 2010년 자민당을 탈당해 신당(신당개혁)을 창당했기 때문이다. 자민당은 그를 제명했다. 고이즈미 정무관은 “당이 가장 힘들 때 ‘자민당의 역사적 사명은 끝났다’고 말한 후 떠난 사람이다. 응원할 뜻이 없다”고 말했다. 자민당에서도 “제명한 인물을 도쿄 도지사 후보로 지지한 것은 이율배반”이라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어 당내 동요도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고이즈미 신지로#아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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