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巨富 85명 재산, 하위 50% 총액과 같아”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월 21일 03시 00분


국제구호단체 ‘불평등 심화’ 지적
“상위 1% 재산 20년새 60% 늘어… 지구촌 富 절반인 110조달러 소유”

세계 부자 85명이 소유한 부(富)가 전 세계 소득 하위 인구 50%의 재산과 맞먹을 정도로 소득 불평등이 심화되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세계적인 국제구호단체인 옥스팜이 18일 발표한 ‘불평등의 대가’라는 제목의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가 선정한 상위 85명의 부자가 보유한 재산은 모두 1조7000억 달러(약 1808조 원)로 소득 기준으로 하위 50%에 속하는 약 35억 명의 재산과 비슷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전 세계 부의 절반인 110조 달러를 세계 인구의 약 1%인 6000만 명이 소유한 것으로 조사됐다. 1980년 미 국내총생산(GDP)의 10%를 차지했던 미국 상위 1%의 재산은 2010년 배로 늘어난 20%가 됐다. 전 세계 소득 상위 1%의 재산은 20년 동안 6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옥스팜은 전 세계 인구의 70%가 빈부 격차가 큰 국가에서 살고 있을 만큼 소득 불균형 확대는 지구촌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협하는 가장 큰 리스크라고 지적했다. 조세회피 지역에 은닉된 자금 규모만 32조 달러에 이르며 각국이 제대로 세금을 부과하면 1890억 달러에 이르는 빈부격차 해소 재원을 마련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보고서를 발간한 옥스팜의 위니 비야니마 이사는 22일부터 나흘간 스위스에서 열리는 세계경제포럼(다보스포럼·WEF)에 참석해 보고서 내용을 발표하고 국제사회에 문제 해결을 촉구할 예정이다. 그는 20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이번 조사 결과는 매우 충격적”이라고 밝혔다. 다보스포럼 참석에 앞서 FT와 인터뷰한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경제 회복기에 많은 국가에서 경제활동으로 얻는 열매를 고루 나눠 먹지 못하고 있다. 이는 지속성을 위해 결코 좋은 방법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번 포럼에 참가하는 정·재계 대표들이 해법을 논의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포럼에 참석하는 각국 정상도 구체적인 대책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소득 불균형 해소를 위해 자국 기업들의 임금 인상을 재차 촉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도 물가상승률을 감안한 최저임금제 인상을 추진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의 28일 신년 연두교서의 주요 내용도 최저임금 인상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 올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의장국을 맡고 있는 호주의 토니 애벗 총리는 다국적기업의 조세 회피를 막아 소득 불균형 해소 재원으로 활용하자는 제안을 할 계획이라고 FT는 전했다.

뉴욕=박현진 특파원 witness@donga.com
#옥스팜#불평등의 대가#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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