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외상, 핵무기 용인 발언 파장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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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한적인 상황에 한정” 언급… 원폭 피해자들 거세게 항의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외상이 20일 핵무기 사용을 용인하는 듯한 발언을 해 논란이 일고 있다.

기시다 외상은 20일 나가사키(長崎) 현 나가사키대 강연에서 “(핵보유국은) 적어도 개별적, 집단적 자위권에 근거해 (핵무기 사용을) 극한적 상황에 한정하도록 선언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연장에 있던 원폭 피해자가 “핵전쟁을 인정한다는 것이냐”고 묻자 기시다 외상은 “현 시점에서 (핵무기 축소를) 한발 한발 진전시켜 가는 것이고 그 과정을 논의하면서 든 예다. 결코 일본이 사용하는 것을 인정한다는 이야기가 아니다”고 해명했다.

이런 해명에도 불구하고 발언 자체가 핵무기 사용을 전제하고 있어 말들이 많다. 쓰치야마 히데오(土山秀夫) 전 나가사키대 학장은 아사히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일본이 핵 폐기를 위해 주도적으로 나서겠다는 자세를 느낄 수 없다”고 비판했다.

한편 일본을 방문한 마코 루비오 미국 상원의원은 일본의 군사력 강화를 지지해 ‘강한 일본’을 외치고 있는 아베 신조 총리에게 힘을 보탰다.

미국 공화당의 유력한 대선후보로 꼽히는 루비오 의원은 21일 아베 총리를 접견한 자리에서 “일본의 안보력을 확장시키려는 아베 총리의 노력을 지지한다”고 말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루비오 의원은 지난해 말 아베 총리가 야스쿠니(靖國)신사를 참배한 이후 아베 총리를 만난 최고위 미국 정치인이다. 루비오 의원의 지지 표명은 야스쿠니 참배와 관련해서 미국 정부가 “실망스럽다”는 성명을 발표해 궁지에 몰렸던 아베 총리에게 큰 힘을 실어주는 발언이라고 신문은 지적했다.

이에 앞서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장관은 21일 기자회견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아베 총리의 초청을 받아 일본을 방문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신문은 방문 시점을 올가을로 예상했다.

도쿄=박형준 lovesong@donga.com
워싱턴=정미경 특파원
#핵무기#일본#원폭 피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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