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 정부군 포위지역서 민간인 탈출 허용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월 28일 03시 00분


제네바 평화회담 첫 성과물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리는 시리아 국제평화회의(제네바2)에서 시리아 정부와 반군 사이에 첫 성과물이 나왔다. 600일 넘게 시리아 정부군이 포위하고 있는 홈스 지역에서 여성과 어린이들의 탈출을 허용하기로 양측 대표단이 합의했다.

양측 협상의 중재자로 나선 라흐다르 브라히미 유엔 아랍연맹특사는 26일 협상 뒤 회견을 열어 “시리아 홈스 지역에 거주하는 민간인들이 이르면 내일부터 도시를 빠져나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번 합의는 시리아 정부와 반군 사이에 열린 두 번째 협상에서 나온 ‘작지만 의미 있는’ 첫 결과물이라고 BBC가 보도했다.

반정부군의 거점 홈스는 2011년 1월부터 시리아 반정부 시위가 거세게 일어난 첫 번째 도시였다. 인구 100만 명의 대도시였으나 내전으로 주민 상당수가 떠났다. 특히 정부군이 2년 가까이 도시를 포위해 시민들의 출입과 구호 차량의 접근을 제한하는 바람에 고립된 주민들이 기아와 질병에 고통받고 있다고 시리아인권관측소(SOHR)가 밝혔다.

브라히미 특사는 “유엔과 적십자 측의 구호 요원들도 홈스에 접근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시리아 정부 측은 “식량이 반군에게 지원되지 않는다는 조건이 보장돼야 들어갈 수 있으며 홈스에 살고 있는 남성들은 전투원이 아니라는 증명을 해야 나올 수 있다”고 선을 그었다.

이날 협상에서는 시리아 정부가 교도소에 감금한 수천 명의 반군 재소자들과 반군이 체포한 정부군 포로를 맞바꾸는 협상도 진행됐다. 하지만 양측 대표단은 두 번의 대면 협상에서도 직접 대화를 나누지 않고 중재인인 브라히미 특사를 통해 의견을 전달하는 간접 협상을 진행해 경직된 분위기가 아직 풀리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브라히미 특사는 “홈스 지역에 대한 긴급 구호는 향후 협상의 시금석”이라며 “하나하나 풀어가다 보면 마침내 과도정부 수립 등의 원대한 주제도 이야기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제네바2’ 회담은 다음 주까지 7, 8일간 이어질 예정이다.

파리=전승훈 특파원 raphy@donga.com
#시리아#민간인 탈출#제네바#국제평화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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