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러시아 으름장속 早期대선전 돌입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2월 26일 03시 00분


3월 30일까지 후보등록… 중앙은행장 교체 경제해법 올인
야누코비치 전국에 지명수배… 러 “크림반도 합병할수도” 위협

야권이 주도하는 의회 권력에 정통성 논란이 계속되는 가운데 우크라이나가 25일부터 대통령 선거 일정에 돌입했다. 러시아는 과거 소련 영토인 크림반도의 합병 가능성까지 언급하며 반발하고 나섰다.

이날 우크라이나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5월 25일 치러질 조기 대선 일정을 공식 발표했다. 당초 우크라이나 대선은 빅토르 야누코비치 대통령의 임기가 끝나는 내년 3월 실시될 예정이었다.

대선 후보들은 다음 달 30일까지 후보 등록을 해야 하고 출마하려면 공탁금 약 28만 달러(약 3억 원)를 맡겨야 한다. 현재 대선 후보로는 율리야 티모셴코 전 총리를 포함해 반정부 시위를 이끌었던 야권 지도자들 대부분이 자천타천으로 거론되고 있다.

조기 대선 돌입과 함께 우크라이나 의회는 ‘야누코비치 지우기’에 적극적이다. 먼저 가장 시급한 문제인 국가 디폴트(채무불이행) 위기를 해소하기 위해 24일 야누코비치 측근 중앙은행장을 해임하고 시중은행장 출신의 스테판 쿠비프를 임명했다. 우크라이나의 외환보유액은 지난달 말 기준으로 175억 달러(약 18조5500억 원)에 불과한 반면 18개월 안에 갚아야 할 부채는 400억 달러에 이른다. 국제 사회의 지원이 없으면 디폴트를 피할 수 없는 상황이다.

또 우크라이나 의회는 행방이 묘연한 야누코비치를 전국에 지명수배했다. 25일에는 야누코비치가 은신 중인 것으로 알려진 남부 크림반도에 수사팀을 급파하기도 했다. 이날 의회는 국민을 대상으로 대량학살을 저질렀다며 야누코비치를 국제형사재판소에 제소하기도 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이날 러시아 하원 대표단은 친러 성향이 강한 크림반도를 방문했다. 이 자리에서 대표단은 러시아 당국이 크림반도에 거주하는 러시아계 주민들에게 러시아 여권을 간소화해 발급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대표단은 이 지역 주민들이 러시아에 병합을 요청해 오면 신속히 검토할 것이라고도 했다.

크림반도는 당초 옛 소련 영토였지만 1954년 우크라이나 출신인 니키타 흐루쇼프 소련 공산당 서기장이 친선의 표시로 우크라이나에 넘겼다. 러시아는 지금도 크림반도의 세바스토폴 항을 흑해함대 주둔 기지로 조차해 사용하고 있다.

김기용 기자 kky@donga.com
#우크라이나 대선#러시아#야누코비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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