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부모가 3명 ‘맞춤형 아기’ 탄생할까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2월 27일 03시 00분


2명 난자-1명 정자 수정 질환 예방… 생명윤리 논란에 인간 적용 금지
英선 허용… FDA 전문가회의 주목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부모 3명의 유전자를 가진 아기 시술에 대한 공식 전문가 회의를 개최하면서 생명윤리 논란이 일고 있다. FDA는 25, 26일 수십 명의 생식의학 전문가들을 초청해 여성 2명과 남성 1명의 DNA를 이용한 아기 시술을 논의하는 회의를 열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25일 보도했다.

흔히 ‘맞춤형 아기’ 또는 ‘디자이너 베이비’로 불리는 ‘부모 3명 아이’ 시술법은 선천성 질환 예방 목적으로 2명의 난자와 1명의 정자를 수정시켜 3명의 유전자를 지닌 아이를 출산하는 것. ‘미토콘드리아 대체술’로 불리는 이 시술법을 이용하면 유전적 질병이 있는 여성이 다른 건강한 여성의 난자를 이용해 건강한 아이를 낳을 수 있게 된다. 지난해 영국 정부는 이를 허용하는 법안을 만들었으며 조만간 의회에서 심의할 예정이다.

미국에서는 부모 3명 아이 시술이 2001년 기술적으로 가능해졌으나 윤리문제로 FDA가 인간에게 적용하는 것을 금지했고 동물에게만 허용해왔다. 그러다 지난해 오리건 보건과학대 연구팀이 이 기술로 원숭이를 탄생시켰고 인간에게도 적용할 준비가 됐다고 밝히면서 미 정부가 이를 허용할지 관심이 모아졌다. 일각에서는 이번 회의가 시술을 허용하기 위한 첫 단계가 아니냐는 논란이 제기되기도 했다.

FDA는 논란을 피하기 위해 이번 회의에서는 기술적인 측면만 논의하고 윤리문제는 논의 대상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생명윤리 전문가들은 이 시술법이 선천성 질환을 가진 아이의 출산을 피하는 목적이지만 향후 부모들이 원하는 특성만을 골라 아기를 잉태하는 식으로 적용한다면 큰 사회적 파장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이번 회의에 참석한 대부분의 전문가는 부모 3명 아이의 건강을 확인하려면 앞으로 수십 년의 시간이 더 걸리며 윤리적으로도 바람직하지 않다는 부정적인 의견을 냈다고 NYT는 전했다.

워싱턴=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
#맞춤형 아기#생명윤리#FD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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