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대규모 공수훈련… 크림반도 군사적 긴장 높아져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3월 12일 03시 00분


우크라 해군기지 총쏘며 난입… 우크라軍도 대규모 훈련 맞불

우크라이나 크림자치공화국을 러시아에 귀속할지를 묻는 주민투표일(16일)을 앞두고 크림반도의 군사적 긴장이 높아지면서 외교적 해결 여지는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이타르타스통신은 11일 러시아가 대규모 군사혼련에 돌입했다고 전했다. 러시아 국방부 공수부대는 “(러시아 중부 도시) 이바노보 주둔 공수부대의 작전훈련이 11일 시작돼 부대원 4000명과 전투기 및 수송기 36대가 참가한다”며 “최근 20년간 최대 규모의 공수훈련”이라고 밝혔다. 이는 우크라이나 중앙정부에 대한 군사적 압박 조치로 분석된다.

러시아군은 10일 크림자치공화국에 주둔 중인 우크라이나 해군 기지에 자동소총을 쏘며 난입하는가 하면 심페로폴 군병원을 점거했다. 우크라이나군도 이날 대규모 훈련에 들어갔으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는 우크라이나 인접국인 폴란드와 루마니아에 공중조기경보기(AWACS)를 띄워 우크라이나의 군사적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세르게이 악쇼노프 크림자치공화국 총리는 주민투표를 실시하기 전에 1500명 규모의 자체 육군과 해군을 창설하겠다고 밝혔다. 또 우크라이나 함대와 일부 에너지 국유기업을 자치공화국 아래에 둘 것이라고도 했다.

실각 후 러시아로 도피한 빅토르 야누코비치 우크라이나 전 대통령은 11일 기자회견에서 우크라이나 과도정부를 지원하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행동이 불법이라며 미국 의회와 법원에 판단을 요청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 법률은 합법적으로 선출된 대통령을 불법적으로 쫓아낸 정권에 경제적 지원을 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장관은 미국이 제시한 중재안을 거부하고 러시아 자체 중재안을 마련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에게 보고했다고 밝혔다. 존 케리 미 국무장관은 “러시아가 크림반도에서 우선 철수한다고 약속하기 전까지 푸틴 대통령과의 협상은 없다”고 말했다고 BBC가 11일 보도했다.

파리=전승훈 특파원 raphy@donga.com
#러시아#크림반도#우크라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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