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크림자치공화국 합병 문서에 최종 서명하고 합병 절차를 마무리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크림 반도와 우크라이나 경계 지역인 페레코프 지협(地峽)까지 넘을지 주목되고 있다. 폭이 8km 정도인 페레코프 지협은 크림 반도와 우크라이나 본토를 잇는 경계다.
러시아군의 침입을 우려한 우크라이나 국경수비대는 22일 페레코프 지협을 완전히 봉쇄했다. 크림∼우크라이나 경계는 페레코프 지협을 빼면 대부분 염호와 염습지여서 대규모 군사 이동은 페레코프 지협을 통해서만 가능하다.
크림∼우크라이나 경계를 완전 봉쇄한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군이 페레코프 지협 외에 다른 국경을 넘으면 강력 대응할 뜻을 밝혔다. 아르세니 야체뉴크 우크라이나 과도정부 총리는 “러시아 병력 약 10만 명이 우크라이나 국경 지대에 집결해 있다. 이들이 국경을 넘으면 반드시 군사적으로 대응하겠다”고 경고했다.
러시아군은 크림 반도 내 우크라이나 군 기지 접수에 속도를 냈다. 22일 친러 성향의 무장세력은 세바스토폴 인근 우크라이나 벨베크 공군기지에 총격을 가하면서 난입했다. 장갑차로 기지 콘크리트 장벽을 부수기도 했다. 기지에 걸려 있던 우크라이나 국기는 러시아 해군을 상징하는 ‘세인트 앤드루스 기’로 교체됐다.
크림에 남아있는 유일한 우크라이나 잠수함 자포로제호도 이날 러시아 흑해함대 잠수함 사단으로 편입됐다. 우크라이나 정부 관계자는 “현재까지 크림 내 147개 우크라이나 군부대에 러시아 국기가 게양됐으며 우크라이나 해군 소속 군함 68척 중 54척에 러시아 해군기가 게양됐다”고 말했다.
한편 푸틴 대통령은 24, 25일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열리는 핵안보정상회의에 불참하기로 했다고 러시아 현지 신문들이 보도했다. 그의 불참 결정은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한 서방과의 불편한 관계 때문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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