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사진)는 2일 “세계 경제 성장이 수년간 더디고 기대보다 크게 낮은 수준에 그칠 것”이라며 “과감한 경기부양책이 이어지지 않으면 중장기적 저성장의 덫에 빠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라가르드 총재는 2일 워싱턴 존스홉킨스국제관계대학원에서 한 강연에서 이같이 밝히고 유럽중앙은행(ECB)과 일본이 적극적인 통화완화 정책을 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3일 열리는 ECB 통화정책결정회의를 앞두고 국채 등을 사들여 시중에 직접 돈을 푸는 미국식 양적완화 정책을 ECB에 압박한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마켓워치는 “라가르드 총재가 직설적으로 요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밝혔다.
라가르드 총재는 이날 “유럽 경제는 저인플레의 장기화로 내수와 생산이 위축되고 성장과 고용을 짓누르고 있다”며 “ECB는 금리를 더 낮추고 비전통적인 통화정책을 동원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달 유로존의 물가상승률은 0.5%로 2009년 이후 최저치를 나타냈으며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가 위험구역으로 규정한 1% 미만 상황이 6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라가르드 총재는 현 추세라면 세계 경제가 앞으로 5년을 합쳐 22% 성장해 당초 IMF의 예상보다 2%포인트 확대될 것이지만 여전히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일본에 대해 “아베노믹스의 세 가지 화살 중 통화팽창 정책이 경기 부양을 이끌었지만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구조 개혁과 중장기적인 재정 계획이라는 나머지 두 화살을 쏘아 올려야 한다”고 주문했다.
라가르드 총재는 신흥국 등 경제가 취약한 국가에서 미국의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의 충격은 심각해질 수 있기 때문에 각국 중앙은행 간 공조 체제가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그는 “우크라이나 상황을 잘 관리하지 않는다면 광범위한 파급효과를 촉발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국에 대해서는 “성장 잠재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여성과 고령자들이 노동시장에 적극 참여할 수 있도록 개선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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