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방문 사흘째인 척 헤이글 미국 국방장관은 9일 베이징(北京) 인민대회당에서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과 만났다고 관영 신화통신이 보도했다. 시 주석과 헤이글 장관은 이날 회담에서 한반도 문제 등 현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시 주석은 “양국은 신형대국관계의 틀에서 불충돌 부저항 상호존중의 원칙을 지키고 견해차와 민감한 문제를 적절히 통제하자”고 강조했다. 이 자리에선 8일 양국 국방장관 기자회견에서 불거진 의견 충돌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헤이글 장관의 이번 방중을 통해 미중 신형대국관계가 도전을 맞고 있다는 관측이 많다. 홍콩 밍(明)보는 9일 평론에서 “과거 중미 관계가 ‘할 말 있어도 좋게 말하던 사이’라면 지금 신형대국관계에서는 ‘할 말이 있으면 직설적으로 말하는 사이다. 헤이글 국방장관의 중국 방문에서 잘 드러났다”고 분석했다.
창완취안(常萬全) 중국 국방부장과 판창룽(范長龍) 중앙군사위원회 부주석이 8일 기자회견에서 헤이글 장관을 앞에 두고 직설적으로 비판했고 랴오닝(遼寧)해사국은 8, 9일 보하이(渤海) 만 중부에서 해상 군사훈련을 실시한다고 선포했다. 첫 항모인 랴오닝함도 참가한다.
밍보는 2011년 1월 9일 로버트 게이츠 전 미 국방장관이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을 만나던 시간에 쓰촨(四川) 성 청두(成都)에서 중국의 첫 스텔스 전투기 ‘젠(殲)-20’이 시험 비행에 성공했음을 상기시키며 미 국방장관 방중 때 ‘신고식’을 시켰다고 전했다. 최근 미중 갈등이 외교적인 수사로는 피할 수 없는 심각한 수준임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관영 환추(環球)시보는 8일자 사설에서 “중국 관리들은 헤이글 장관에게 불만을 말하라”고 촉구한 데 이어 9일자 사설에서는 “창 장관과 판 부주석의 직접적인 입장 표명은 중국의 자신감을 나타낸 것”이라고 찬사를 보냈다.
한편 헤이글 장관은 8일 양국 국방장관 회담이 끝난 뒤 진행된 국방대학 강연에서 ‘인터넷의 자유와 강대국의 책임, 아시아 동맹국 보호’ 등을 강조했다.
청중으로 참가한 인민해방군의 육해공 각 군과 지방 군구 및 각 병과의 군사학교 생도들은 “미국은 필리핀과 일본 편을 들기로 정책을 바꾼 것이냐”라고 날 선 질문을 날렸다. 헤이글 장관은 “필리핀과 일본은 미국의 동맹국이고 미국은 조약상의 의무를 실행할 뿐”이라고 답했다. 이날 강연은 질문 3개를 받는 것으로 비교적 간단하게 진행됐다고 중화왕(中華網)이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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