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코리아 프로젝트 2년차/준비해야 하나 된다]
‘평양 클럽’에 듣는다<4>옥찰 터키 남북 겸임대사
“산모 및 유아 등 취약층 지원 제안은 독창적입니다.”
5월 방북을 계획하고 있는 아르슬란 하칸 옥찰 터키 남북 겸임대사는 박근혜 대통령이 독일 드레스덴에서 밝힌 ‘한반도 평화통일을 위한 구상’을 이렇게 호평했다. 그러면서 “한국은 보건의료 분야의 선진국이다. 국제사회의 도움이 필요하다면 (북한이) 멀리 볼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옥찰 대사는 북한의 4차 핵실험 위협 등에 대해 “아직 자세히 말할 처지가 아니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이면서도 “북한이 영원히 벽을 쳐놓고 닫힌 세상에서 살 수만은 없다. 인재들을 해외로 보내 바깥세상의 지식을 배우고 흡수해야 한다”고 밝혔다. 북한의 병진노선(핵무장과 경제개발 동시 추구) 정책이 갖는 비현실성을 우회적으로 지적한 것이다.
그는 “현재 남북 대화가 막혀 있고 북한의 핵 위협이 이어지고 있지만 외교관들이 하는 일이 바로 그런 국면을 타개하는 것”이라며 “남북 대화가 재개될 방법을 찾을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긍정적으로 전망했다.
1980년대 초부터 서독에서 유학하며 동·서독 통일 과정까지 지켜봤다는 옥찰 대사는 ‘통일 대박론’에 대한 청년 세대의 무관심에 대해서도 조언했다. 그는 “젊은 세대가 통일에 무관심하다고 질타하는 것은 옳지 못하다. 독일 대학생들도 처음 동·서독 통일에 관심이 없었지만 베를린 장벽이 무너진 뒤 통일과 통합 과정에 열정적이고 협조적인 세대로 변했다. 젊을수록 포용력과 유연성이 강하다”며 젊은층에 기대감을 드러냈다.
옥찰 대사는 “독일은 통일 이후 유럽 경제의 리더로 부상할 수 있었다. 통일은 한반도 경제 성장의 또 다른 원동력이 될 것”이라고 했다. 이어 “같은 외모와 언어를 보유한 남북은 최근 내홍을 겪는 우크라이나와는 차원이 다르다. 이 같은 문화 언어적 공통점이 통일을 위한 엄청난 잠재력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남북 간 민간 교류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남북 간 학생 교류 프로그램, 제2의 개성공단 같은 경제 교류도 향후 실천 방안 중 하나로 생각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서울에 부임한 지 3개월째인 옥찰 대사는 “박 대통령을 예방했을 때 2002년 월드컵 당시 한국과 터키의 3, 4위전에서 종료 휘슬이 울린 뒤 양국 선수들이 승패를 떠나 어깨동무를 하고 축구장을 돌던 모습을 이야기했다. 한-터키 관계가 그 어느 때보다 좋아 기대치에 부응하는 것이 은근히 부담이 되고 있다”며 환하게 웃었다. 그는 “한국은 아시아지역에서 터키가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한 유일한 국가”라며 “터키를 테마로 한 한국 드라마 제작에 관심이 많고 한류 문화 전파에도 힘쓸 것”이라고 덧붙였다.
댓글 0